문재인 대통령이 국빈 자격으로 첫 중국 방문을 마치고 16일 귀국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정상회담 등 베이징 체류 2박 3일 일정과 1박 2일간 충칭 방문을 소화해냈지만 그 성과나 방중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일을 두고 평가는 현저히 다르다. 방중 첫날의 분위기는 영접하는 예의가 형편이 없었다는 게 중론이었지만 한중정상회담과 리커창(李克强) 총리와의 회담을 거치면서 정상화로 이어갔다. 사드로 인한 양국 간 경색 국면 완화와 경제 협력 채널 가동을 약속받았고, 중국언론의 관심 보도 등 소기의 성과도 따랐다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행보에 있어서 충칭(重庆)을 찾은 것은 의미가 있다. 인구 3300만명의 거대 도시인 충칭은 현대자동차 제5공장 등 국내기업이 진출한 곳으로 중국경제의 핵심도시인 것이다. 또 이곳에는 대한민국의 법통을 잇는 임시정부 청사가 있던 곳으로 충칭 임정 청사는 일제강점기에 마지막으로 사용한 청사로 현재 남아 있는 각지의 임정 청사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문 대통령이 한국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해 독립유공자 후손들과 간담회를 가지면서 임정 수립이 ‘대한민국의 건국’의 바탕이 됐음을 천명한 것도 의의가 크다.

비록 3박 4일간 짧은 기간이긴 하나 문 대통령은 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해 냈다는 세평이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핵에 공동대처해야 할 입장에서, 특히 사드 문제로 인한 양국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그간 중국으로부터 경제 보복과 함께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방문이 크게 줄어든 사정 등에 비추어볼 때 이번 중국방문에 대한 외교적 성과는 기대 난망이었다. 그런 우려 속에서도 국익을 위해 선방한 일면이 있지만 일부 논란거리가 따른 것도 사실이다.    

문 대통령의 방중 기간 중 우리 정부가 베이징에서 개최한 한중·경제무역 파트너십 개막식 등에서 중심이 돼야 할 경제사절단들이 한국연예인들에게 밀려났다는 점은 주객이 전도된 모습이다. 배우 송혜교, 추자연-우효광 한중 커플, 상하이 구오후아라이프 배구구단 김연경 선수 등이 참석했고 그들은 국빈 만찬에도 얼굴을 비쳤고 언론보도의 중심이 됐다. 청와대에서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한류스타를 참석시켰다고는 하나, 무게감이 있어야 할 정상 간 외교 일정에서 흥미 위주 연예인 끼워 넣기는 본연의 외교와는 거리가 멀다. 특히 정상외교 일정은 격에 맞으면서 빈틈없어야 하는 바 아마추어 수준의 일정 짜기로는 외교성과를 반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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