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강원도 평창에선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 경기가, 강릉에선 빙상 종목 전 경기가, 그리고 정선에선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펼쳐진다. 특히 평창·강릉·정선은 경기관람뿐 아니라 문화와 전통 등도 함께 어우러지는 명소다. 게다가 오염되지 않은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도 만끽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가족, 연인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문화재·먹거리·볼거리 등이 있는 관광 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 봉평 이효석 문학관 주위의 돌다리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동서쪽으로는 정선과 횡성, 남북쪽으로는 영월과 홍천으로 둘러싸인 평창은 지대가 높다. 과거에는 고도가 높은 산으로 교통이 불편했지만, 지난 1975년 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동해로 가는 길목이 생겨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

특히 2018평창올림픽이 정선, 강릉과 함께 평창에서도 열려 찾아오는 이들에게는 경기관람뿐 아니라 좋은 관광코스가 되기도 한다. ‘평창(平昌)’이라는 지명은 ‘평화와 번창’을 뜻한다. 삼국사기에 보면 ‘우오현(于烏縣)’ 또는 ‘욱오현(郁烏縣)’으로 불렸다.

예로부터 ‘검을 오(烏)’자에는 태양이라는 의미를 담기도 했는데, 우오(于烏)는 ‘아! 태양’, 욱오(郁烏)는 ‘광채 나는 태양’을 뜻한다. 신라 경순왕 때에는 ‘밝은 태양’이라는 뜻의 ‘백오현(白烏縣)’으로 개칭했고, 지금의 영월인 내성군(奈城 郡)의 현에 속했다.

이후 고려 때 평창이라는 지금의 지명으로 변경됐다. 이처럼 평화, 번창을 담고 있는 평창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것은 대한민국의 운명인 듯도 보인다. 이와 관련 평창을 찾아오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소개하고 싶은 대표적인 관광지 5곳을 돌아봤다.

▲ 오대산 월정사 ⓒ천지일보(뉴스천지)

◆천년의 숨길 간직한 오대산

백두대간 중심에 솟아 있는 오대산은 천년의 숨길을 간직한 산이다. 오대산 국립공원내의 월정사, 상원사 및 방아다리약수 등 많은 사찰과 문화유적을 간직하고 있어 관광과 문화, 역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먼저 월정사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오대산 동쪽 계곡의 울창한 수림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인 643년에 자장 율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전해진다. 현재 월정사에는 국보 48호인 팔각9층석탑, 보물 139호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등 수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월정사에서 승용차로 30분 거리에는 상원사가 있다. 원래의 절은 724년(신라 성덕왕 23) 신라의 대국통(大國統)이었고 통도사 등을 창건한 자장이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종각(鐘閣)만 남고 건물은 8.15광복 후에 재건한 것이다. 현존 유물 중 가장 오래된 동종(국보 36)이 있다.

월정사에는 500년 수령의 전나무 숲도 있다. 전나무숲은 약 1.9㎞로 약 40분 정도 소요되는 숲길로 우리나라 대표적인 삼림욕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오대산 사고 ⓒ천지일보(뉴스천지)

◆‘실록’ 보관한 오대산 사고

월정사 인근에는 ‘오대산 사고’가 있다. 사고(史庫)란 ‘역사를 보관하는 곳간’이다. 특히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하던 곳간으로 우리나라 역사의 보물창고다. 오대산에 조선왕조실록을 두었던 이유는 오대산에 삼재(三災)를 당하지 않을 삼재불입지지(三災不入之地: 삼재의 재앙이 들지 않는 좋은 땅을 이르는 말)의 명당이 있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세종 임금은 춘추관과 전주, 청주, 충주 등 4곳에 사고를 두었다. 하지만 1592년 임진왜란 때 전주실록만 내장산으로 옮겨져 남고 나머지는 모두 불타버렸다. 이에 화를 입지 않은 전주본을 바탕으로 다시 실록을 만들고 왜군들의 침입이 어려운 5곳을 정해 보관하도록 했다. 1606년(선조 39) 3부가 다시 제작돼 춘추관, 태백산, 묘향산에 보관됐고, 전주본은 강화 마니산에, 그리고 교정본은 이곳 오대산 사고에 보관됐다.

그 후 병자호란(1636)과 이괄의 난으로 춘추관본, 마니산본이 불에 타거나 파손됐으며, 다시 4부의 실록이 작성돼 강화도 정족산, 태백산, 무주 적상산, 오대산에 1부씩 보관됐다. 오대산에서 보관됐던 실록은 일제 강점기에 동경제국대학으로 옮겨져 1923년 관동대지진 때 거의 불타버렸다.

한국전쟁 당시 오대산 사고의 건물이 불타 모두 없어졌고, 현재 이곳에 세워져 있는 건물은 1992년에 남아 있는 자료를 통해 복원한 것이다. 이곳 부근에는 역사서를 지키고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세워진 사고사가 있었다.

▲ 메밀꽃 필무렵에서 성서방네 처녀와 허생원이 사랑을 나누던 물레방앗간 ⓒ천지일보(뉴스천지)

◆봉평 ‘이효석 문학관’

오대산에서 승용차로 1시간 거리에는 ‘이효석 문학관’이 있다. 이효석은 현대 단편문학의 대표작인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다. 특히 문학관이 있는 봉평은 이효석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며, ‘메밀꽃 필 무렵’ ‘산협’의 배경지로서 선생의 자취와 문학의 향기가 곳곳에 남아 있다.

선생이 태어난 생가는 안타깝게도 헐렸다. 하지만 터는 남아 선생의 향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하다. 어린 시절 다니던 평창초등학교도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선생의 아버지가 살던 진부 시장도 옛 모습 그대로며, 세상을 떠난 후 잠시 머물던 묘지터도 그대로 남아 있다.

봉형을 비롯한 평창에는 작품의 배경이 됐던 장소들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소설 ‘메밀꽃 필무렵’에서 성서방네 처녀와 허생원이 사랑을 나누던 물레방앗간, 동이와 허생원이 다투던 충주집, 허생원이 숨을 헐떡거리며 넘던 노루목 고개, 물에 빠진 허생원을 동이가 업고 건너며 혈육의 정을 느끼던 여물목, 허생원과 같은 장돌뱅이들이 난전을 펼치던 봉평장 등도 남아 있다.

또 옥수수 잎새와 콩포기가 달빛에 푸르게 적은 길과 소금을 뿌린듯한 메밀밭도 옛 모습 그대로다. 계절을 잘 맞추면 가족, 연인과 좋은 추억을 남기기에 좋은 코스다.

▲ 대관령 하늘목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체험목장인 ‘대관령 하늘목장’

이효석 문학관에서 승용차로 40분 거리에는 ‘대관령 하늘목장’이 있다. 1974년 처음으로 조성된 대관령 하늘목장은 2014년 9월 일반인에게 처음으로 개방됐다.

하늘목장은 ‘가장 넓고 가장 높은 하늘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곳은 1974년 목축업으로 시작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말·염소·양 등과 자연을 직접 체험하는 ‘자연순응형’ 체험목장으로 재탄생했다. 하늘목장은 400여 마리 젖소와 100여 마리 한우가 살아가는 ‘자연 생태 순환 시스템’을 갖췄다.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는 ‘힐링 콘텐츠’도 있다. 버스나 자동차가 아닌 목장에서만 볼 수 있는 트랙터마차로 구름과 하늘이 있는 전망대로 향한다. 또 푸른 초원과 자연 속에서 말과 교감하며 승마를 즐길 수 있다.

다른 목장과 차별화된 양떼 체험도 있다. 울타리 안에 들어가 양과 함께 이동하며 마주보면서 먹이를 주는 교감을 할 수 있다. 양뿐만 아니라 목장 곳곳에 방목된 동물과 직접 교감할 수 있는 진짜 목장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 평창전통시장 ⓒ천지일보(뉴스천지)

◆강원도 맛 가득한 ‘평창전통시장’

소설 메밀꽃 필무렵의 배경지인 평창은 대화장, 봉평장, 진부장, 미탄장 등 수많은 장이 섰다. 이곳으로 장돌뱅이들이 모여들었으나 일제 강점기 일본의 공업제품이 밀려오고 재래물품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장돌뱅이들의 명맥이 끊길 뻔했다. 전국의 5일장이 하나둘씩 사라지면서 평창장도 위기에 처한다.

그러나 평창 사람들은 해발 700m에서 직접 기른 고랭지 농산물을 팔며 장터를 지켰고, 결국 장은 다시 살아날 수 있었다. 특히 메밀부치기, 메밀전병, 올챙이 국수 등 강원도 냄새가 물씬 나는 먹거리를 즐길 수 있다.

▲ 평창전통시장의 메밀전병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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