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강원도 평창에선 개·폐회식과 대부분의 설상 경기가, 강릉에선 빙상 종목 전 경기가, 그리고 정선에선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펼쳐진다. 평창·강릉·정선은 경기관람뿐 아니라 문화와 전통 등도 함께 어우러지는 명소다. 게다가 아름답고 깨끗한 자연도 만끽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가족, 연인과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문화재·먹거리·볼거리 등이 있는 관광 코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 평창올림픽홍보체험관 외부에 있는 올림픽의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천지일보(뉴스천지)

해안 및 산악지역 고루 갖춰

일출 보려는 관광객들 ‘발길’
역사적 문화·관광 자원 풍부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평창올림픽이라고 해서 평창에서만 경기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강원도 강릉에서 쇼트트랙, 피겨 스케이팅 등 빙상경기 전 종목의 경기가 펼쳐진다.

한반도의 허리인 태백산맥 동쪽 중앙에 있는 강릉은 동쪽에 동해, 서쪽에 홍천군 내면·평창군 진부면·대관령면, 남쪽에 동해시 일원·정선군 임계면·북면, 북쪽에 양양군 현북면·현남면 등 도내 5개 시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강릉은 해안 및 산악지역을 포함하고 있어 역사적 문화자원과 천혜의 관광자원이 풍부한 관광도시다. 기자가 직접 몇 년간 차근차근 올림픽을 준비해온 강릉시를 찾아 국내·외 관광객에게 소개하고 싶은 대표적인 관광지 5곳을 돌아봤다.

▲ 평창올림픽홍보체험관 내부에서 관람객이 가상현실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체험관서 미리 만나는 평창동계올림픽

먼저 빙상경기 개최지 강릉에 마련된 평창동계올림픽 홍보체험관에서 미리 올림픽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강릉녹색도시 체험센터에 있는 홍보체험관은 내년 대회 종료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중고 컨테이너를 활용해 알록달록하게 꾸민 컨테이너 앞에는 각종 동계 스포츠 선수 조형물로 꾸며져 포토존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전시장 입구에서 올림픽의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장을 들어서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최지 발표 당시 자크 로케 전 IOC위원장이 들고 있던 카드가 보인다.

이어 ‘하나 된 열정’이라는 슬로건이 걸린 ‘빛의 터널’이 보인다. 중앙홀엔 ‘2018 평창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올림픽 정신과 평창 올림픽에 대한 정보가 전시돼 있다. 기존에 동계올림픽 대표 종목들의 밀랍인형으로 꾸며졌던 공간은 동계스포츠 가상현실(VR) 체험존으로 바뀌었다. 이곳에서 관람객은 스키점프와 바이애슬론, 스피드 스케이팅, 봅슬레이 등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 4D체험관은 낯선 올림픽을 친근하게 느낄 수 있게 해 남녀노소에게 인기가 좋다. 라운지 한쪽 벽면은 선수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로 가득찼다.

▲ 정동진해변의 모습(위). 정동진시간박물관. ⓒ천지일보(뉴스천지)

◆해돋이 명소로 손꼽히는 정동진

강릉시 정동진은 조선 시대 한양의 경복궁 정(正)동쪽에 있는 바닷가라는 뜻이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해돋이 열차가 운행되면서 정동진은 해돋이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다. 소나무와 철길이 어우러진 정동진에서 감상하는 일출은 우리나라에서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정동진은 세계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간이역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기차를 타고 정동진역에 내리면 바로 앞에 바다를 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동진에는 정동진역 앞과 모래시계 공원 앞, 정동진 방파제 있는 바다 3곳에서 해수욕할 수 있는 해변이 있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

해수욕장과 이어져 있는 모래시계 공원은 바다와 산, 정동진 2리 마을을 배경으로 한 작은 공원이다. 공원 한가운데 중력에 의해 모래가 떨어지는 방법으로 시간의 경과를 재는 지름 8m의 모래시계가 설치돼 있다. 또 바다 쪽 방향으로 소나무와 벤치가 있는데 역광으로 비치는 경관이 아름다워 사진을 잘 찍지 못하는 사람이 아무렇게나 셔터를 눌러도 작품이 나온다.

기차를 그대로 박물관으로 만든 정동진 시간박물관도 있다. 박물관에는 시간과 관련한 세계적이고 독특한 작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가 끝나고 마지막 칸에서 이어지는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경관이 일품이다.

▲ 경포대(위). 경포대에서 바라본 경포호수. ⓒ천지일보(뉴스천지)

◆관동팔경의 첫손 경포대, 경치 자랑해

경관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다. 관동팔경 중 하나인 경포대다. 정동진에서 차를 타고 40분쯤 달리면 경포대가 나온다. 경포대는 소나무와 벚나무 숲에 가려져 있어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쉽기 때문에 반드시 이정표를 봐야 한다.

강원도지방유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된 경포대는 정면 6칸, 측면 5칸, 기둥 32주(柱)의 팔작지붕 겹처마기와집의 누대(樓臺, 누각과 대사와 같이 높은 건물)로 구성됐다. 바다와 경포호를 안고 있는 경포대는 관동팔경 가운데 첫손으로 꼽히는 경치를 자랑한다. 경포대 내부 천장에 설치된 ‘제일강산(第一江山)’이라는 큰 현판이 경포대의 자부심을 드러낸다. 빼어난 경치 덕분에 예부터 많은 시인 묵객들이 이곳을 다녀간 흔적을 남겼다. 숙종의 어제시, 율곡 이이의 경포대부 등 곳곳에 여러 명사의 시와 글귀가 누각 내부에 남아 있다.

특이한 것은 호수를 바라보는 쪽 누각의 모서리 양 끝에 누대가 하나씩 더 올라가 있다는 것이다. 이곳은 호수와 주변 경치를 더 넓게 보기 위해 제작됐다. 노송에 둘러싸인 누각 안에서 바라본 탁 트인 경포대의 풍광은 세상의 시름을 잊게 했다.

경포호에 인접한 초당동에는 추운 겨울 꽁꽁 언 몸을 녹여줄 강릉의 별미 초당두부를 파는 마을이 있다. 두부를 만들 때 소금물 대신 바닷물을 간수로 사용해 더욱 맛이 좋다고 알려졌다.

▲ 오죽헌 활래정. ⓒ천지일보(뉴스천지)

◆선비들이 찾던 풍류 안식처 선교장

경포대에서 대관령 방향으로 가면 노송 수백 그루가 우거져 있다. 그 사이로 선교장이 멋들어지게 기와를 자랑하고 있다. 높은 돌계단을 오르면 궁궐 같은 선교장의 모습이 전통가옥의 운치를 드러낸다.

효령대군(세종대왕의 형)의 11대손인 가선대부(嘉善大夫) 무경(茂卿) 이내번에 의해 처음 지어진 선교장은 강원도 내 개인 주택으로서는 가장 넓은 집이다. 이내번은 족제비 무리를 쫓다가 우연히 발견한 명당에 집을 짓고 살았고, 그 뒤로 크게 번창했다.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과 하나 된 선교장은 300여년 동안 원형이 잘 보존된 전통가옥으로 평가받고 있다. 총 건평은 318평에 달하며, 안채 주옥을 시작으로 동별당·서별당·연지당·외별당·사랑채·중사랑·행랑채·사당들이 지어졌다. 사대부집과 달리 일정한 법식에 구애받지 않는 형식의 큰 대문을 포함한 12대문은 대장원을 연상케 한다.

입구 쪽 인공 연못 위로 활래정(活來亭)이라는 정자는 경포호수 경관과 풍류를 즐기는 조선 선비의 안식처로 사용됐다. 연꽃과 어우러진 활래정의 모습은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했다. 선비들이 왜 이곳을 찾았는지 알 것 같다.

▲ 오죽헌 바깥채(위). 율곡 이이 생전부터 있던 배롱나무. ⓒ천지일보(뉴스천지)

◆오만원권 주인공 신사임당 탄생지 오죽헌

오죽헌은 오천원과 오만원권 도안 인물의 주인공 신사임당 신씨(1504~1551)와 율곡 이이(李珥, 1536~1584)가 태어난 강릉대표 유적지다. 조선 초기의 건축물인 오죽헌은 건축사적인 면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아 1963년 보물 제165호로 지정됐다. 본래 신사임당의 외할아버지인 최응현의 집이었으나 신사임당이 물려받았다. 본채는 소실됐다.

오죽헌의 대표적인 건물인 몽룡실은 온돌방과 툇마루로 된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순한 일(一)자형의 별당 건물이다. 사임당이 용꿈을 꾼 뒤 율곡 이이를 낳았다는데서 몽룡실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방에는 현재 신사임당의 영정이 있다.

어제각(御製閣)은 율곡의 저서 ‘격몽요결’과 율곡이 유년기에 사용했던 용연벼루를 보관하기 위해 지어졌다. 정조는 격몽요결과 율곡이 사용한 벼루가 오죽헌에 보관돼 있다는 소식을 듣고, 궁궐로 가져오게 했다. 벼루 뒷면에 율곡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글을 새기고, 책에는 머리글을 지어 잘 보관하라며 돌려보냈다. 이때 지어진 건물이 어제각이다.

율곡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 ‘문성사’ 옆에는 여전히 오죽이 자라고 있으며, 율곡 생전부터 있었다는 배롱나무가 앞뜰에 서있다. 또 오죽헌 안에는 ▲율곡기념관 ▲향토민속관 ▲강릉시립박물관 ▲율곡인성교육관 ▲야외전시장 등이 볼거리가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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