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처음 사드(THAAD)를 배치하는 문제가 거론될 때 우리나라는 망설임에 선뜻 대답을 하지 못했다.

미국의 말대로 하자니 중국이 가만히 있지 않을 테고 중국의 말대로 하자니 미국이 어찌 나올지 감당하기 어려웠다. 미국은 우리나라의 방위를 함께하고 있는 나라인지라 그들의 의사를 전적으로 무시하기 어렵다. 또한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 최소한의 국내 방어용 무기라는 명목인지라 이를 전적으로 거부하기도 어려웠다. 또한 사드가 배치될 공간의 주민들의 반대도 대단했다.

결국 이런저런 말로 회유하며 망설이다 전격적으로 사드배치가 진행되자 하루아침에 믿었던 신뢰를 벗어났다고 중국은 토라져서 한한령을 발표하고 미국은 뜨뜻미지근한 우리의 태도가 맘에 썩 들지는 않지만 꼬집어 말하지 않고 덮었다. 이 사이에 대통령의 탄핵으로 사드배치를 전적으로 반대하던 사람이 대통령이 돼버리니 이미 결정됐던 사드를 배치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또 한번 실랑이를 하고 추가배치의 의사를 번복하다가 다시 사드 추가배치까지 예스의 답을 한 상태이다.

한 개인의 문제도 아니고 한 국가의 정책결정임에도 불구하고 한번 내린 결정을 두고 하느냐 마느냐를 실랑이 친 것도 모자랐던 걸까. 나라의 안전을 담보로 한 결정이 그리 휙휙 바뀌어도 괜찮았다는 것인가. 내일 일은 난 모른다, 오늘 눈앞에 벌어진 일만 땜빵하면 된다는 것인가. 정상적인 사고로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한 나라의 국방에 관한 전략전술적인 무기 배치, 협력관계 등을 왜 남의 나라의 간섭을 받아야 하는가.

국내 사드배치 결정으로 한국을 배척해 사람과 물건의 거래가 막혔던 중국의 통로를 뚫고자 우리는 중국에게 사드배치를 더 이상 하지 않을 것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한미일 3국 군사동맹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사를 표현했고 중국 언론에서는 이를 확언 받았다는 의미로 주관적인 해석을 하고 있다. 공식 문서나 성명의 형태로 진행 된 것은 아니나 우리 외교부 장관이 이를 언급했고 언론들의 보도는 이렇게 났고 미국에서는 이것이 한국이 주권을 포기한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는 의사표명까지 나오게 했다.

군사적 파트너로 본다면 앞으로 어떠한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현재 가장 최근에 배치한 무기 시스템을 부정한 것이고 앞으로의 군사적 계획에 상충될지도 모르는 발언으로 운신의 폭을 좁게 한 것이다. 한미 연합의 공동안보체계에서는 독자적인 행동이며 한 나라의 군사주권을 스스로 놓은 것이다.

중국은 지리상으로 인접한 국가일 뿐 아니라 우리와의 교역량이 상당한 국가로 이들과의 거래를 완전히 접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번 일을 기화로 중국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바뀌었겠지만 다양한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 정상적인 한중 교류의 합의가 됐다지만 그들의 속내는 알 수 없고 앞으로의 상황은 충분히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일방적인 교류 보이콧으로 우리나라 경제는 얼마나 타격을 받았는가. 중국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항공기의 노선이 폐쇄될 만큼 방문이 끊겼고 이들의 주요 방문지의 국내 상점들은 폐업과 이전의 고통을 겪었으며 중국에 진출해 사업을 영위하던 대기업들은 중국내 점포를 모두 철수 시켰다.

이러한 대대적인 고통과 피해를 겪고 있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사과도 없이 어영부영 넘어설 일은 못된다. 정상적인 국가와 국가의 관계라면 명명백백 짚을 것은 짚어내고 가야 이후의 협력이나 공식적 관계에 피해가 없다. 전적으로 치욕적인 불합리한 협정에 응한 것은 앞으로의 길에 흠이 되고 방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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