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장김치 시장전체 및 주요기업 매출현황. ⓒ천지일보(뉴스천지)

2년 새 27%↑, 올해 2000억
CJ 비비고, 경쟁 기폭제 역할
신세계·야쿠르트·롯데도 가세
대상 방어로 시장성장 가속화

[천지일보=정인선 기자] 포장김치 시장에서 후발주자들의 추격이 빨라지면서 전체 시장규모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지난해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1700억 원 규모로 2년 새 27% 이상 성장했다.

22일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포장김치 시장규모는 2014년 1325억원에서 2015년 1370억원, 2016년 168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올해도 8월까지 누적 1268억원을 기록, 업계는 올해 2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에 따른 수요 증가도 있지만 CJ제일제당과 신세계푸드 등 식품업체뿐만 아니라 호텔, 유통업체들까지 포장김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점유율 경쟁이 가열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급격한 성장 기폭제 역할은 CJ제일제당이 담당했다. 2007년 하선정을 인수, 김치 사업을 시작한 CJ제일제당은 2015년 브랜드를 하선정과 ‘비비고 김치’로 나누면서 투트랙 전략을 펼쳤다. 하선정은 보급형으로 비비고는 프리미엄으로 콘셉트를 설정했다.

비비고라는 브랜드 덕에 매출은 눈에 띄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4년 125억원(링크아즈텍 기준)으로 대상(811억원)의 15% 수준에 불과했던 CJ제일제당의 포장김치 매출은 2015년 189억원으로 전년 대비 51%나 급증했다. 2016년에는 대형마트 등에서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펴면서 362억원으로 매출이 2배나 증가했다. 2014년 9.4%에 불과했던 점유율도 2015년 13.8%, 2016년 21.4%로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7,8월은 월단위 매출이 각각 200억원, 점유율 30% 선을 돌파했다.

후발주자의 위협적인 성장에 대상도 더 분발하는 모습이다. 대상은 1987년부터 김치사업을 하던 종가집을 2006년 두산으로부터 인수,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종가집은 30년간 시장 1위를 지켜온 강자다. 덕분에 대상도 11년간 포장김치 시장 선두를 놓치지 않았지만 2015년부터 CJ제일제당이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가자 대응에 총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2014년 800억 초반이던 매출은 2015년 833억원, 2016년 907억원으로 뛰었다. 올해 7,8월은 경쟁이 더 가열되면서 월 매출 100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대상은 후발업체들의 마케팅 공세가 이어질수록 제품력에 더 집중해 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내겠다는 전략이다. 더불어 대형마트 기획세트를 판매하거나 고객의 주문대로 김치를 만들어 배달해주는 ‘나만의 김치’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주도해 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김치발효종균 개발 연구에 더 박차를 가해 맛과 질을 끌어 올리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 개발한 김치발효종균 DRC1506을 적용한 제품들을 앞세워 국내외 종합 연간매출을 2500억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외 올해 신세계, 롯데, 한국야쿠르트 등도 가세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1월 ‘올반 포기김치’와 ‘올반 맛김치’를 출시했다. 매월 판매량이 10% 이상 성장하면서 지난 8월에는 제품을 5종으로 늘리고 한식뷔페 올반 매장과 일부 대형 할인매장을 통해 판매에 나섰다. 이 밖에 한국야쿠르트는 ‘잇츠온 김치’를 이마트는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 롯데마트는 ‘요리하다 롯데호텔 김치’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후발업체들이 진입하면서 점유율 분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아직 종가집이 꾸준히 선두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각변동도 예고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후발업체들의 활발한 활동이 국내 포장김치 시장 성장 및 활성화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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