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 발사 훈련을 현지 지도했다고 16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국가 핵무력 완성 종착점에 거의 도착”
수소폭탄급 핵탄두 탑재 ICBM 발사 시사한 듯
유엔, 추가 제재 없어… 기존 결의 이행에 방점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이 16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 시험발사의 성공과 전력화를 선언했다. 화성-12 발사에 대응해 모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추가 제재 없이 규탄성명을 채택으로 북한을 압박했다.

북한이 전날 오전 6시 57분 평양 순안공항에서 정상 각도로 발사한 화성-12 탄도미사일은 3700㎞(최대 고도 770㎞)를 날아 일본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해 에리모미사키 동쪽 2000㎞ 해상에 낙하했다. 이는 북한에서 괌까지의 거리인 3400㎞를 훌쩍 넘어서는 거리다. 

조성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화성-12 발사 현지 지도에서 “무제한한 제재봉쇄 속에서도 국가핵무력 완성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를 똑똑히 보여주어야 한다”며 “이제는 그 종착점에 거의 다달은 것만큼 전 국가적인 모든 힘을 다하여 끝장을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핵무력 완성의 종착점은 북한이 지난 6차 핵실험을 통해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수소폭탄급 핵탄두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해 실제 쏘아올리는 실험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안보리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라 대북 원유공급 일부 제한을 담은 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한지 불과 3일 만에 이뤄졌다. 유엔의 제재에 흔들림없이 핵,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우리는 수십년간 지속된 유엔의 제재 속에서 지금의 모든 것을 이루었지 결코 유엔의 그 어떤 혜택 속에 얻어가진 것이 아니다”며 “아직도 유엔의 제재 따위에 매달려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집념하는 대국이라고 자처하는 나라들이 답답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유엔 대북제재에 굴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한 가운데 유엔은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안보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비공개 긴급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언론성명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중국과 러시아도 동참한 성명에서 안보리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매우 도발적인 행위로 규정하고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추가 제재 언급은 없었다. 대신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채택된 제재 결의 2375호의 즉각적인 이행을 유엔 회원국에 촉구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유엔의 제재 결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사일 발사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으로 볼 때 안보리의 이번 규탄성명 채택이 북한에 얼마나 압박으로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관건은 중국과 러시아 등 북한의 대외교역 핵심 국가의 안보리 제재 결의 준수 이행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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