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50년 이상 분쟁과 인종갈등을 겪고 있는 남미 콜롬비아를 방문한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은 9월 6일(현지시간) 시작으로 11일까지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와 제2도시 메데진, 카르타헤나, 비야비센시오 등 주요 도시를 찾는다. 특히 메데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교이던 시절 방문한 곳이기도 하다.
에토레 발레스트로 교황청 대사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교황의 방문 소식을 전하고, 교황청 공보실도 교황의 콜롬비아행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발레스트로 교황청 대사는 “교황이 한 나라를 방문해 4일간 머무르는 일정은 이례적”이라며 “이번 방문은 교황이 콜롬비아에 중요성을 부여했음을 증명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남미의 대표적인 가톨릭국가 중 하나인 콜롬비아는 1968년에는 교황 바오로 6세가 방문한 데 이어 1986년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콜롬비아 대도시들을 찾아 신자들의 환영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9월에는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과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지도자 로드리고 론도뇨(일명 티모첸코)는 4년간의 줄다리기 끝에 ‘평화협정’에 공식 서명했다. 분쟁을 해소하고 평화협정을 이끈 공로로 산토스 대통령은 2016년 노벨평화상의 영예를 안았다.
갈등과 분쟁 지역을 방문하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온 교황이 이번 콜롬비아 방문에서 분쟁 해결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콜롬비아 정부는 제2 반군세력인 민족해방군(ELN)과의 임시 휴전에 합의했다. 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웃 국가 에콰도르 정부의 중재로 수도 키토에서 협상을 벌인 콜롬비아 정부와 반군 ELN은 올해 10월 1일부터 내년 1월 12일까지 이어지는 휴전에 합의했다.
ELN은 “교황의 방문은 평화협정에 추가 동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방문 후에도 완전한 평화가 올 때까지 적대행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평화에 이르도록 노력하겠다”이라고 밝혔다. ELN은 1964년 쿠바 혁명과 해방신학의 영향을 받은 급진 가톨릭 신자와 학생이 주도해 만든 단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