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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시론]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 ‘기대 반 우려 반’
이상면 편집인  |  lemiana@newscj.com
2017.08.22 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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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넘기며 자축은 물론 다양한 곳에서 여러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만큼 문재인 정부의 출범은 그 어느 정권보다 출범에 각별한 의미가 담겨 있다 하겠다. ‘이런 것을 두고 나라 망신이라고 하는구나’ 싶을 정도의 지난 정권의 불미스러운 일이 탄생시킨 정부이면서 한편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 하에서의 출범이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정치적 내지 주변상황과는 무관하게 박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차별성을 앞세우며 개인의 지지를 한껏 끌어올려 국정에 힘과 탄력을 가져옴으로 야당마저도 마땅히 비판할 빌미를 찾지 못하고 당황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한 현상은 야당으로 하여금 협치 내지 공조라는 올무에 걸려 문턱에서 발을 빼지도 들이지도 못하는 난처한 처지로 이어지며 국정초반의 주도권을 굳히는 데는 일단 성공해 보이는 듯했다.

문제는 그러한 상황은 그리 오래 지속되질 못했다는 데 있다. 바로 인사의 난맥상이 드러나면서 기다렸다는 듯이 야당의 공세는 시작됐다. ‘인사는 만사다’는 말이 있고, 또 지난 정권이 주는 교훈이 있었음에도 똑같은 일이 재연됐다는 데는 국민들마저도 고개를 갸우뚱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그럴 때 문 대통령은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G20정상회의를 통해 4강은 물론 주요국들과의 외교관계를 복원시킴으로 휘청하던 국정기류와 지지도 전선에는 이상 없는 것으로 보였다.

지금까지는 지나온 100일 동안의 국정운영에 대해 대충 훑어봤다면, 이제부터는 좀 더 세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먼저 문재인 정부는 국민들과의 막혔던 담을 허물었다는 게 돋보였다. 그의 소통행보는 지금까지 그의 지지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 대목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문 대통령식의 소통행보가 주는 이미지가 왠지 석연찮은 부분도 있다는 점이다. 국민들의 지지여부를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원칙이 없는 즉흥적 약속을 남발하는 일이 발생하며, 감성과 감상에 치우쳐 국정이라는 큰 틀이 흔들리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기 병합이라는 말처럼,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행정과 국정운영이 국민의 이름을 팔아서 또는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일방통행식 독주가 이미 진척돼 가고 있다는 데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식 석상 때마다 발표되는 현 정부의 출범에 부여하는 의미다. 현 정부는 ‘촛불혁명에 의한 촛불 정신에서 시작된 정부’라는 점을 빼놓지 않는다. 설사 그렇다 할지라도 국민들 가운데는 촛불을 들었던 국민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국민들도 이 땅 위에 함께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도자의 입에서 그 같은 발언이 나와서도 안 되겠지만, 분명한 것은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천명했다. 한 나라의 지도자로서 국민들이 지켜보는 공식적인 행사장에서 굳이 두 가지 국민으로 가르는 발언을 강조해야만 하는 이유는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이 물음에 대해 납득할 만한 답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다음으로 한미군사동맹관계로부터 있어져 온 대북관련 내지 한반도 군사문제 결정에 있어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소신과 철학은 참으로 적절하다 하겠다. 다시 말해 주권국가로서의 역할을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만 주변국을 위시한 현 한반도 상황과 우리의 군사력과 안보능력에 대해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합당한 대안을 전제로 해야만 할 것이다.

또 일본군위안부합의와 관련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 확인시켜 줬다는 점이 괄목할 만하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라는 단어 자체가 해당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피해자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의 생각은 무시한 채, 국가라는 대리인이 나서 ‘합의’했다는 데 문제가 있었던 것이며, ‘사죄’와 ‘용서’ 등의 단어는 필요하지만 ‘합의’라는 단어는 애당초 어울리는 것이 아니었다. 분명한 것은 과거사와 현실을 어떻게 조율해 나가느냐가 한일외교의 관건이라 하겠다.

대중관계에 있어서는 외교방향에 대한 설정 자체부터 난관에 봉착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으며, 아니 손을 놓고 있는 무기력함을 보이고 있다. 중국에 있어 사드문제는 꽃놀이패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중국의 입장에선 어차피 남한에 사드배치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나 전략상 필요할 때마다 외교력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좋은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지금 이 같은 중국의 고도의 전략에 말려들어 모든 걸 다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한반도 상황이 현재 상황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라는 나라를 완충지대로 활용하면서 미국과 접경지역에서의 조우를 원치 않는 것이다. 이러한 정세와 형세를 정확히 읽어 가면서 정치 경제 군사 외교적 대중관계를 풀어나갈 수 있는 지혜와 테크닉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봐진다.

문재인 정부 출범 100일을 돌이켜 보면서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소통이라는 명분을 앞세워 자칫 정치와 통치가 실종되고 이벤트식 행정과 정치가 판을 치지나 않을까 염려도 되고, 한편으로는 문 대통령의 의지대로 소통의 본질이 회복돼 차별이 없는 나라, 정의로운 나라, 공정한 나라가 세워지는 데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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