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천(왼쪽) 제너시스 BBQ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종로구 BBQ 본점에서 새 정부 국정운영기조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분야 정책 방향을 수용한 ‘패밀리와 BBQ의 동행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제공: 제너시스 BBQ)

“필수품목 외 자율구매 전면허용”
동행위원회 꾸려 점주와 가격협의
로열티 도입해 ‘상생’생태계 구축
공급가격 인하 등 해결과제 산적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제네시스BBQ가 마진공개, 로열티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패밀리(가맹점)와 BBQ의 동행방안’을 제시하며 정부 정책방향에 화답하고 나섰다. 

27일 BBQ관철점에서 열린 긴급기자간담회에서 김태천 대표이사(부회장)는 “BBQ가 정부의 가맹분야 개선에 대한 정책방향을 적극 수용·협조하기 위해 동행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그간 가맹점주가 제안한 사안을 포함해 가맹거래의 새 질서를 제시할 9개 세부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동행방안에는 ▲가맹점과 ‘동행위원회’ 설치 ▲필수구입품목 최소화 및 마진공개 ▲패밀리 주주제도 도입 ▲인테리어 자체공사 수용 및 디자인 개발비·감리비 현실화 ▲본사 내 ‘패밀리 분쟁조정위원회’ 설치·운영 ▲복지사각지역 치킨나눔 릴레이 실시 ▲로열티 제도도입 및 정착추진 ▲청년창업 위한 BBQ창업 무상지원 ▲제품다양화 정책 등 9개의 세부계획이 담겨있다.

◆필수품목 최소화, 자율구매 허용

재료강매 등 그간 ‘갑(甲)’질의 도구로 이용되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수품목 외에는 자율구매를 허용하면서 가맹점의 자율성을 높인다. 필수품목도 최소화한다. 김 대표는 “닭, 소스파우더, 기름 등 BBQ의 맛을 정확하게 구현하는 데 필요한 것까지만 필수품목으로 볼 것”이라며 “자세한 것은 더 논의해야겠지만 이외 품목은 자율구매를 허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필수품목 외 구매선 다변화 등을 통해 원가 관리를 더 자유롭게 추진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본사가 주도하던 매장 인테리어도 가맹점주가 자체 공사를 할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디자인 개발비·감리비 등도 현실화한다. 과거 기업의 경영 정보로 분류되어 대외 공개가 제한되었던 유통 마진도 정부의 가맹사업 정보 공개의 방향이 정해지면 충분히 공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점주-본부, 수평적 관계 강화

수직적인 분위기에서 자행되던 갑질관행을 없애기 위해 ‘관계 수평화’에도 도전한다. 이를 위해 우선 가맹사업에 필요한 주요 정책을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협의, 의결하는 ‘패밀리-BBQ 동행위원회’를 만든다. 위원회를 통해 판매가격, 구매가격, 광고·판촉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함께 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품질향상위원회 ▲광고판촉위원회 ▲가격정책위원회 등 3개 소위원회로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BBQ 내 분쟁조정위원회를 설치해 가맹점과 가맹본부 간의 자율조정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분쟁조정위원회의 경우 가맹점주들로만 구성한다. 정부나 수사기관으로 분쟁이 번지기 전 사내 협의와 조율을 통해 분쟁을 사전 진압한다는 목표다.

◆이익나눔·사회공헌도 함께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더불어 성장하고 나아가 사회에 공헌하기 위한 BBQ의 세부추진계획들도 공개됐다. 업계 최초로 본사의 IPO 이전에 가맹점주에 본사 주식 매수권을 부여하는 ‘패밀리 주주제도’를 도입, 성장의 결과를 가맹점과 가맹본부가 공유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서는 법률, 세무 이슈 등을 검토 후 세부추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회공헌도 함께한다. 매일 1개 점포씩 주변에 치킨을 나누는 ‘패밀리와 함께하는 치킨릴레이’를 추진한다. 골목까지 배달하는 BBQ의 영업망을 활용해 제도에서 소외된 계층을 찾아가는 봉사를 하겠다는 목표다.

또 청년창업과 일자리창출을 위한 ‘BBQ창업 무상지원’도 추진한다. 절차를 통해 선정된 청년들이 성실하게 노력하면 일정기간 후 자신의 매장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것. 우선 5개의 시범 점포를 운영하고 결과에 따라 청년창업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소비자를 위해 신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新생태계 위해 로열티 도입

▲ 김태천(왼쪽) 제너시스 BBQ 대표이사와 박열하 부사장이 27일 서울 종로구 BBQ 본점에서 열린 ‘패밀리와 BBQ의 동행방안’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제공: 제너시스BBQ)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로열티 제도의 도입이다. 김 대표는 “프랜차이즈 기본 취지에 맞는 로열티 위주의 사업모델을 구축해 투명한 생태계로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정부 정책과 발맞춰 프랜차이즈 생태계 변화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기조는 한국프랜차이즈협회의 발표와도 맥을 같이한다. BBQ나 협회에 따르면 현재 본사의 무형의 가치를 제공하고 로열티로 수익을 남기는 선진 프랜차이즈 구조와 달리 한국 프랜차이즈는 경쟁을 위해 ‘로열티 없는 가맹점’을 강조하면서 물건납품 과정에서 이윤을 남기는 구조로 변질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통행세’와 갑질 등의 문제가 발생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수익모델도 정상적인 프랜차이즈의 구조로 바꿔가겠다는 것.

문제는 이 과정에서 가맹점주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납품단가를 낮추지 않은 상태에서 로열티의 부활은 꼼수가 될 수 있다”며 “관련 분야의 업체들 간, 가맹점주 간 조율과 협의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가맹점에 유리해야 정착하지 비용이 부담된다면 로열티제도는 정착할 수 없다”며 “협동조합 구성 등 필수품목에 대한 단가를 낮추는 방안을 함께 추진하면서 점진적인 로열티 도입을 이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선진 프랜차이즈 산업문화 정착을 선도하고 생태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선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행방안’에 담겨 있는 모든 프로그램은 8월 중에 발족될 TF를 통해 구체화 될 예정이다. TF는 프로그램 시행을 위한 실무조직이자 궁극적으로는 주요 정책 의사결정 기구로서 기능하게 된다. 김 대표는 “이번 방안을 통해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며 “또한 선진 프랜차이즈 산업문화 정착을 선도하고,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산업 생태계를 변화시키기 위한 선구자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 김태천(왼쪽) 제너시스 BBQ 대표이사가 27일 서울 종로구 BBQ 본점에서 새 정부 국정운영기조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 분야 정책 방향을 수용한 ‘패밀리와 BBQ의 동행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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