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감·기성·기침과 예장통합·합동·대신·합신·고신 등 8개 교단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가 기장 소속 목회자에 대한 이단성 조사를 위해 뭉쳤다. 이는 자신들의 교단이 아닌, 타 교단에 대한 이단성 조사로 개신교계 내 월권 논란이 일 전망이다.

개신교 내에서는 한 번 ‘이단’으로 규정되면 기득권 주류 교회와의 교류가 금지되고, 접촉이 기피되는 등 소위 ‘왕따’를 당하게 돼 일명 ‘주홍글씨’로도 불린다.

이들 8개 교단 이대위가 타깃으로 삼은 대상은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다. 임 목사가 성적 소수자의 인권을 위한 활동을 펼치는 데 대해 ‘동성애 옹호 활동’이라며 이단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가장 먼저 임 목사의 이단성을 조사하겠다고 나선 인사는 예장합동 측 이단대책위원장 진용식 목사다.

진용식 목사는 타 교단 신도들을 개신교로 개종시켜 주겠다는 명목으로 가족들에게 금품을 수수하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야간공동강요’ ‘감금방조’ 혐의로 2008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최종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지난 2012년에도 진 목사를 ‘가정파괴범’이라고 지칭하는 공익캠페인을 벌인 인권활동가들을 법원에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가 패소했다.

진용식 목사는 임 목사에게 이단성 조사를 위한 공문을 이미 발송한 상태다.

8개 교단 이대위원들의 활동이 문제가 되는 것은 단순히 임 목사에 대한 이단성 조사를 시작했기 때문은 아니다. 임 목사가 실제 이단성이 있느냐 하는 문제는 소속 교단 소관이기 때문이다.

임 목사가 소속된 기장교단은 진용식 목사를 비롯한 8개 이대위에 임 목사에 대한 이단성 조사를 해달라고 의뢰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단성 조사를 시작해 교단 간 정치적인 문제에 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외부 교단들의 목회자가 모여 해당 교단이 자신들과 교리적 관점이 다르다는 점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단으로 정죄해버릴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임 목사는 “왜 자꾸 시비를 거는지 모르겠다. 기장 노회·총회를 통해 (예장합동 이대위의) 부당성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저쪽이 요구하는 자료를 제출하거나 소명해야 할 의무도 의향도 전혀 없다”고 개신교 매체를 통해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8개 교단 이대위원들이 임 목사를 이단으로 규정한 후, 기장 측이 임 목사를 제명하지 않는다면 이대위원들은 기장교단을 이단을 수용한 교단으로 만드는 셈이 된다. 8개 교단 이대위원들이 7월 중 가질 모임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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