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강원도 전방 지역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군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 배치 부지까지 정찰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북한 무인기 위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확대하면 발사대·레이더 식별
군사분계선서 270㎞ 거리 비행
크기 커지고 쌍발형 엔진 탑재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북한의 무인기로 추정되는 소형 비행체에서 경북 성주골프장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촬영 사진이 발견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13일 군에 따르면 최근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발견된 소형 비행체에 내장된 소니 DSLT 카메라에 찍힌 사진엔 지난 4월 26일 배치된 사드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레이더 등의 모습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무인기 추정 비행체에서 사드 기지가 촬영된 사실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 핵심 시설이 촬영됐다는 점에서 북한 무인기로 확실시 되고 있다.

길이 1.8m, 폭 2.4m 크기의 해당 비행체는 성주 북쪽 수㎞ 지점부터 촬영을 시작해 사드 배치 지역 남쪽 수㎞ 지점에서 회항한 뒤 북상하며 사드 배치 지역을 촬영했다. 무인기 카메라엔 수백장의 사진이 찍혀 있었으며, 이 가운데 사드 배치 지역을 촬영한 사진은 10여장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 해상도는 낮은 편이지만 확대하면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 등 핵심 장비 위치를 알 수 있는 수준이다.

사진을 촬영한 고도는 2~3㎞ 상공이다. 무인기가 발견된 강원도 인제 인근의 군사분계선(MDL)에서 성주골프장까지 거리는 270여㎞ 정도다. 비행거리로 보면 최소 500㎞를 날아간 셈이다.

무인기는 GPS 수신 장치와 일제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사전에 입력된 좌표를 따라 정해진 고도와 속도로 이동하다가, 특정 좌표에 다다르면 자동항법 장치에서 카메라에 신호를 보내 촬영하고, 임무 수행 후엔 복귀 좌표로 돌아오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지난 2014년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비교해보면 외형은 비슷하지만, 크기가 커지고 체코제 쌍발 4행정 엔진을 장착한 점이 다른 부분이다. 비행거리도 기존 비행체가 180~300㎞로 추정된 것에 비하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군은 이 비행체가 북한에서 발진한 뒤 군사분계선을 넘어와 성주 사드 기지를 촬영하고 다시 북한으로 복귀하다가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무인기를 사드 기지에 내려 보낸 이유로는 지난 4월 26일 사드 핵심 시설이 배치되자, 해당 시설의 정확한 위치와 좌표를 파악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각에선 북한이 무인기에 사진 촬영 장치 대신 폭탄이나 생화학 무기 등 소량으로도 대량살상을 일으킬 수 있는 테러 무기를 장착할 경우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무인기가 한미 핵심 군사시설을 버젓이 촬영하고 북한으로 거의 돌아가기까지 탐지하지 못한 데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군은 “이번에 발견된 무인기는 2014년처럼 북한에 의해 의도된 도발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공 용의점과 기술 수준 등을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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