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미국 우선주의를 펼치고 있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 웃으며 마주한 두 정상을 보며 첨예한 문제들을 가지고 속만 태우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이들을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 갑갑하기만 하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인해 국내 경제는 물론 중국과 관련되는 개인과 단체의 모든 사업이 엄청난 부진을 겪고 있다. 게다가 북한의 도발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개의치 않고 핵실험과 미사일을 쏘아대는 북한에 언제라도 어떠한 대응이 벌어질지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스스로의 입장을 표명할 수도 도와달라는 말도 하지 못한 채 처분만 기다리는 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만찬 회동을 하며 미 해군 구축함에게 시리아에 크루즈미사일을 발사하라는 공격 명령을 내렸다. 이틀 전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하여 300여명의 사상자를 낸 것에 대한 응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정의의 편에 있다며 자신이 공격명령을 지시했음을 당당히 알렸다. 자신의 권익을 위한 거침없는 행보에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시리아 공격은 미국의 의지를 다시 보게 만드는 측면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다른 입장으로 잠재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경고나 주의의 사전 예고 없이 즉각 공격으로 단호함의 의지가 있다. 특히나 앞에 있었던 시진핑 주석에게는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됐을 것이다. 알다시피 중국은 북한의 지지자이자 원조국(援助國)이다. 중국의 지지가 없으면 북한은 상당한 타격을 받는다. 그러한 연결고리를 아는 미국은 중국의 입장 표명을 전면 그대로 수용할 수 없으며 그 이상의 패를 보여야 함을 요구한 것이다. 정상회담 자리에서 군사공격 명령을 지시하며 기자회견으로 정당성을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본보기로 다가섰을 것이다. 미국의 입장과 달리하는 국가들의 응징으로 웃는 얼굴 이면의 진의를 만나게 한다.

북한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여차 하면 한반도의 상황도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은 이미 북한에게 언제라도 선제공격이 가능하다는 강도 높은 경고를 보냈다. 그들은 지속적으로 도발하는 북한에게 어떠한 명분을 씌워 자국에게 유리한 수를 둘 수도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 나라가 저성장 경제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는 중이다. 자국이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떠한 행동이나 협상도 시도할 수 없는 상황이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일본의 아베 총리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잦은 전화통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면에 어떤 이권을 두고 거래를 하는지 시진핑과의 정상회담은 물론 시리아 미사일 공격에 관한 내용도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우리나라는 대통령의 부재로 이러한 모든 행동에서 배제되고 있다. 물론 실무진들이 사전, 사후에 담당자 및 보좌관들에게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며 어필하고 있다지만 리더의 부재는 그 어떤 행동으로도 채워낼 수 없다. 나라의 방위를 미국에게 의지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독자 노선을 구축할 수도 없고 한계로 지워진 시스템을 거부할 힘도 없다. 따라서 주어진 조건을 활용하여 전략적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외교는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 겉으로는 신사적 협상에 응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익을 선점하려는 전략 아닌 계략이 숨어 있다. 기업가는 특히 포커페이스에 능하다. 거래를 위해 웃지만 원하는 거래가 되지 못하면 응하지 않는다. 혹시나 거저 묻어갈 생각이라면 아예 꿈도 꾸지 마라. 복잡하고 어려운 현 상황은 스스로 헤치며 우리의 입지를 바로 세우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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