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훈 국민정치경제포럼 대표

 

최초의 여자 대통령으로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던 것이 어제 같은데 세월은 또 하나의 멍에를 대한민국에 지웠다. 대한민국 최초 여자 대통령은 임기를 다 채우지도 못한 채 탄핵된 첫 번째 대통령이자 3번째로 구속되는 대통령이 돼 버렸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기록이 참으로 안쓰럽다. 1명은 자살, 1명은 피살, 3명은 하야 그리고 구속 3명, 총 11명의 대통령 중 변고가 생긴 대통령이 8명이다.

왜 대통령이 되고 싶은가. 대통령이 되려면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선거를 치르는 데는 많은 돈이 들고 전국을 누비며 선거유세도 해야 한다. 물론 대통령이 되면 가지게 되는 권력이 대단하고 퇴임 후에도 경호는 물론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받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참으로 복잡한 내외변수를 컨트롤해야 하는 나라이니만큼 최고 통수권자의 자리는 만만한 자리가 아니다. 더구나 지금은 평상시와는 다른 상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안으로는 기력이 다한 산업들의 재편성과 엄청난 짐으로 눌려있는 부채와 재정적자를 해결해야 하고 밖으로는 이번 대통령 탄핵과 구속 사태로 땅에 떨어진 지위를 회복해야 한다. 외교적으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서 시작해야 하고 이미 주도권을 가진 미, 중, 일 등의 나라를 재량 이상으로 다뤄야 하는 자리이다.

단순한 나라의 대표, 명예, 권력이 아닌 실질적으로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세계 제일의 부자라는 미국도 대통령이 나서서 기업을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다른 나라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독자노선을 펼치고 있다. 우리의 대통령은 더하면 더했지 이보다 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쇠약한 나라의 기력을 제 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또 하나가 부지기수로 도발하는 북한에 대한 강단이 있어줘야 한다. 이리로 저리로 휘둘리기만 하는 과거와는 달리 지혜로운 강단으로 시도 때도 없는 도발행위를 근절해야 한다. 이러한 모든 것들에 대한 충분한 숙고와 능력이 되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야 한다. 적어도 우리가 또다시 구속이나 하야의 불명예를 갖는 대통령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이다.

많은 바람을 만나도 꺾이지 말고 해내야 하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준비된 대통령이 필요하다. 그런데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은 많지만 새로운 인물이 없다. 다 알고 있는 사람들이고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또 하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들이다. 과연 그들은 대통령에 대한 직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과거 대통령들이 하나같이 불명예스러운 퇴진을 하였음을 알고 있을 텐데 정말 자신이 있는 것일까. 사실 변고를 겪지 않은 대통령들도 오늘과 같은 심판을 받았다면 법의 심판을 피하기 어려운 지경이었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직후부터 지금까지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때문에 공정과 투명이 뒷전이었다. 권력에는 돈이 따라오고 비리와 뇌물은 호시탐탐 권력을 유혹한다. 전권으로 무마되고 허용되는 것들이 비리의 라인으로 커지면 누구든 적폐를 만들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맨땅에서 성공한 사례로 우리를 기억하는 나라들이 아직 많다. 그들이 우리의 안타까운 대통령사를 알아내기 전에 스스로 자정(自淨)하고 대통령부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모두가 바뀌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가 탓, 남의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내 탓부터 하고 스스로 먼저 변하는 것을 대한민국의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기반으로 해야 후세에는 이러한 참담을 만나지 않게 할 수 있다. 지금 한편에서 불어대는 대선 열풍 이슈에 휘말리지 말고 후보자의 본모습을 알고 정말 소중한 한 표를 던져야 대한민국의 불행을 반복하지 않게 됨을 명심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