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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요모조모] 촛불민심과 주거권 그리고 ‘2년마다 이사제도’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7.01.05 17:4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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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 

   
 

촛불민심을 놓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의 정치세력은 자신과 자신의 파벌 또는 세력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지 또는 어떤 손해가 있을지 머리 굴리기에 여념이 없는 듯하다. 이해타산을 따지는 건 장사나 정치나 마찬가지겠지만 촛불민심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는 게 우선이다. 촛불민심을 한마디로 말하면 “못살겠다, 바꿔내자”는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 집권당과 재벌이 국민 대하는 모습을 보고 다수의 국민들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한 게 이번 촛불집회가 커진 직접적인 이유다. 촛불민심의 출발점은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거다. ‘한강의 기적’을 읊조리는 사람들은 못 느끼겠지만 ‘한강의 눈물’이라고 표현해야 할 만큼 살기 힘든 사회가 대한민국이다. 하루하루 버텨내기가 어려운 삶이 계속 된 지 오래다. 일부에겐 저절로 노래가 나오고 어깨춤이 나오는지 모르지만 국민 다수의 삶은 말이 아니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고군분투한 조상님들이 와서 본다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것이다. 

촛불이 활활 타오른 덕에 공정사회, 정의로운 사회, 격차해소, 양극화 해결, 억강부약, 적폐청산, 부정부패 척결, 민생우선, 국가대개조, 대한민국 대청소, 사회대개혁, 혁신, 보수혁신, 시대교체와 같은 말들이 쏟아야 나오고 있다. 다 좋은 말이다. 앞으로 더 많이 강조돼야 할 말이다. 하지만 말이 추상적 수준에 머물면 하나마나한 소리다. 괜히 사람 마음만 산란하게 할 뿐이다. 기대가 꺾이면 실망도 큰 법이다. 

요즘 조기 대선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그래서 그러는지 정치인들이 자주 등장하고 말들도 많이 한다. 대선 후보로 나가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한민국 사회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어 놓아야 한다. 두루뭉술한 총론을 이야기 하라는 게 아니다. 장기, 중기, 단기 청사진을 동시에 내어 놓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도 내어 놓아야 한다. 좋은 거 다 한다는 태도는 무책임하다. 일단 좋아 보이는 공약을 내어 넣고 당선된 뒤 나 몰라라 하는 자세는 더 이상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유감스러운 것은 대선 후보군의 말 속에 생활난에 대한 대책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삶에서 주거비, 의료비, 교육비가 가장 감당하기 힘든 문제다. 의료나 교육은 나중에 기회 될 때 이야기 해보기로 하고 오늘은 주거 문제에 대해 이야길 좀 나누어 보려 한다. 너무 성급한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정치인들과 정당들이 하는 많은 말 속에 주거권 보장, 주거복지 강화,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실현 방안 같은 삶과 직결되는 말은 잘 안 들린다. “의식주 중에 무엇이 중헌디?” 물으면 뭐라고 대답할 텐가? 대선후보 지망생과 정당에게 묻는 말이다. 다 중하지만 주거 문제는 생애 주기에 관계없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해결되지 않으면 안 되는 문제다. 

2년 계약이 끝난 뒤 재계약 여부에 대해 임대인이 결정권을 쥐고 있는 임대차보호법상의 ‘2년 임시거주제’는 문명사회에선 있을 수 없는 폭력적 제도다. 세계 어느 나라에 이 같은 반인권적인 제도가 있는가. 집이란 안정되고 편안하게 사는 게 핵심이다. 2년 살고 이사 가는 건 세입자에겐 고통이자 모멸감이다. 2년마다 임대인이 결정하는 게 권리인가? 

야당에서 계약갱신권 보장을 주장해 왔다. 더불어민주당의 안은 현재 2년 계약제를 4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2+2다. 4년간 거주권을 보장하고 4년 되면 또 임대인이 결정하는 제도를 도입하자고 말하면서 꽤나 진보적인 입장인 듯 말하는 건 낯 뜨거운 일이다. 전월세상한제가 꼭 도입돼야 하는 제도이지만 민주당처럼 2+2, 곧 ‘4년 시한부 주거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전월세상한제도 빛이 바랜다. 4년 뒤 임대인이 마음대로 올려달라고 하거나 나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4년 뒤엔 상한제는 의미 없게 되기 때문이다. 

제1당인 민주당에 바라는 건 다른 선진국처럼 주거권을 온전히 보장하자고 주장하라는 거다. 독일은 세입자가 살고 싶을 때까지 사는 게 기본이다. 독일 세입자는 평균 13년을 사는데 한국 세입자는 평균 3년 남짓을 살 뿐이다. 한국의 세입자가 이사 가기 좋아해서 그런 게 아니다. 한국 세입자가 유목민도 집시도 아닌데 2~3년마다 이사 다니고 싶겠는가? 어떤 사람은 세입자의 잦은 이사를 두고 구름처럼 바람처럼 떠돈다고 자조를 하기도 한다. 세입자의 설움을 모르고 민생을 이야기 하는 건 위선이고 가짜다. 

노동조합의 권리를 2년 동안만 부여하고 2년 지나면 기업주가 권리를 지속할지 말지 결정한다면 이해가 되겠는가. 민주당의 2+2 주장은 노동조합의 권리를 4년간만 보장하고 5년차 이후의 권리는 기업주가 결정하자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다. 권리는 분리하거나 나눌 수 있는 게 아니다. 민주당은 앞으로 온전한 의미의 주거권, ‘계속거주권 보장’을 주장하고 법 개정 활동에 반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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