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현지시간) 마지막으로 유엔에 출근한 반기문 사무총장이 유엔 직원 및 회원국 대표들에게 송별 인사를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과거 대선 앞두고 기승부리던 악성 정치공작… 고통스러워”
“양심 비춰 한점 부끄러움 없어… ‘검증절차’ 제가 바라는 것”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0일(현지시간) 최근 한국 정치권에서 자신에게 제기하는 검증성 의혹들에 대해 “검증을 빙자한 괴담 유포는 절대 근절돼야 하는 일”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반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신년 메시지를 발표한 후 한국 특파원들로부터 ‘23만 달러 수수의혹’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비판했다.

최근 한국 정치권은 반 총장에 대해 ‘23만 달러 수수의혹’ ‘신천지 연루설’ ‘아들 SK 특혜입사 의혹’ 등 여러 의혹을 제기하며 반 총장을 검증대에 올렸다.

이에 대해 반 총장은 “검증을 빙자해 괴담을 유포하거나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일을 하는 것은 절대로 근절돼야 한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또 한국 정치권에서 제기하는 의혹들에 대해 “너무 기가 차고 황당무계하며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이런 소문을 내서 남이 고통받는 것을 보고 희열을 느끼고,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보려는 사람들은 이제 근절시켜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음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과거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리던 악성 정치공작을 저도 많이 봐왔다”면서 “그런 피해를 본 사람의 고통이 어떨까 느꼈는데 (지금) 제가 그것을 느끼고 있다. 가족도 느끼고, 제 아내나 아들도 다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이런 행태에 제가 화도 나고,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에 너무나 마음이 아프다”면서 “‘과연 이것이 정치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한심하고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저는 양심에 비춰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며 검증 절차를 지켜 나갈 의지를 밝혔다.

반 총장은 “검증이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검증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그 과정을 제가 지켜나갈 것이며 그것이 제가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46년에 걸친 자신의 공직생활을 거론하면서 “국내에서 국회 청문회만 안 거쳤지 모든 검증절차를 다 거쳤다. 모든 사정기관의 조사를 받고 통과됐다”고 강조했다.

23만 달러 수수 의혹에 대해서도 “어떤 경우에도 그런 일 없다”며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력 대응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한편 반 총장은 개헌에 대해서 “(현재 헌법은) 1987년 개정이 된 것으로, 우리가 몸은 많이 컸는데 옷은 안 맞는 상황”이라며 “필요한 부분은 개헌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방향 등에 대해서는 내달 중순 귀국 후 언급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반 총장은 이날 마지막으로 유엔에 출근해 유엔 회원국 대사 및 수백 명의 직원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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