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가 있었지만 지난 주말에도 전국에서 200만명 이상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촛불민심은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마당에 야3당은 우왕좌왕하면서 이래저래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런 무능한 야당이 탄핵정국을 제대로 마무리 지을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의 거취문제는 이번 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야당은 오는 9일 탄핵안 표결을 강행하겠다고 밝힌 데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수요일까지 퇴진 시점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탄핵정국으로 나라의 근간이 흔들리는 지금 설상가상 인간에게 전파될 위험이 있는 고위험성 AI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벌써 살처분된 닭·오리 등 가금류가 300만 마리가 넘고 처음으로 경찰까지 방역작업에 투입됐다. 농가에선 지난 2002년 AI 악몽이 재현될까 걱정이다. 당시 발생한 AI로 가금류 500만 마리가 살처분됐고 관련 산업이 엄청난 홍역을 치렀다. 전국 가금류 축산농가가 초비상 상태에 놓였지만 정치 이슈에 밀려 AI 방역작업이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뤄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인조 임금은 1637년 자연재해와 우역이 크게 유행해 농사와 축산이 엉망진창이 되자 사직에 제사를 지내며 다음과 같이 고했다. “계속 이런 재앙이 있어 백성이 장차 밭두둑만 바라보는 것은 나로 인한 죄고, 나로 하여금 죄를 얻게 할 것이다. 재앙이 사람과 가축에 두루 미쳐 희생용 짐승과 기장을 드릴 방법이 없게 되니 마음이 긴박하도다. (중략) 죄는 내게 있고 백성에게 있지 않으니 차마 백성들로 하여금 구덩이를 메우고 함정에 빠지도록 하겠는가”라며 하늘의 도우심을 구했다.

화불단행(禍不單行, 재앙은 홀로 오지 않는다)이라는 말처럼 참으로 총체적 난국이다. 과거 임금들은 이런 난국에 이처럼 자신을 탓하며 자신에게 벌을 달라 기도하고 하늘의 도우심을 구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남 탓만 하고 있다. 설상가상 불어 닥친 AI 비상사태에 남 탓만 하는 대통령을 보니 하늘마저 등을 돌린 게 아닌가 싶어 더 답답할 뿐이다. 정국타개책만큼이나 당장 눈앞에 닥친 AI사태 해결책도 모두 시급하다. 민생과 함께 국난을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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