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설야를 꿈꾼다

김남숙

 

 

가을바람 
나긋하게 불던 숲길은
계절풍 따라
오색잎 하나 둘 내어주고
 
그리움이 말라버린 낙엽 길에서
아직 오지 않은 소박한 미래를
구름 위에 올려놓는다
 
제법 찬기운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자연이여
엄동설한 폭풍한설
잔가지에 눈꽃송이 열리면
 
우린 또 얼마나
동화에 젖어 설레임에
아픈 가슴 쓸어내릴까
 
아직 가시지 않은 가을을
한 움큼 쥐고
난 벌써 설야를 꿈꾼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