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의 봄날

惠垣 박금련

 

 

푸른 그늘을 드리운 앞마당

감나무처럼 넉넉한 사람

오랜 시간이 흘러도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손에든 시집은 건성으로 읽고

마음속에 펼쳐든 기억의 페이지만

한 장 한 장 넘긴다

 

해와 달이 떠오르고 지듯이

만났다가 헤어지는 인연들 속에서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좋고,

어떤 날은 모든 것이 싫도록 우울하다

 

길지 않은 삶 속에서

그저 물 흐르듯 흘러가다 보면

중요한 게 무언지 모르고 지나치는

어리석은 날도 많다

 

파란 하늘이 보이는 창가에서

함께 감미로운 음악을 듣고

반짝이는 미래를 꿈꾸던

어느 봄날의 하루,

그 화창하던 날의 기억에서

바람이 멎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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