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국회 첫 정기국회가 열리고 있다. 지난 5일부터 시작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 연설에 이어 6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연설이 있었고, 7일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표연설이 예정돼 있다. 첫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정당이 추구하는 정강정책이 포함돼 있을 뿐 아니라 20대국회 전반부 운영 밑그림과 함께 최소한 이번 국회에서 처리될 핵심 정책 사안들이 어떻게 정리될지 가늠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는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편익과 국가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민의의 전당이다. 따라서 정당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이익이 담보되는 방향으로 의정활동의 기준을 삼아야 함은 물론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여당의 활동도 중요하지만 야당의 협조 역시 중차대하다.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의 연설에서는 국민통합과 민생경제를 강조하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으나 박근혜 정권의 국정 실패, 경제 실정(失政)과 인사 실패 등을 지적하는 등 야당이 즐겨 쓰는 공세 패턴이 주류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기조의 대전환을 촉구한 것은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일들은 산적(山積)돼 있다.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 실정에 해묵은 노동개혁안과 경제활성화법안 등 처리가 우선시돼야 하는데 더 큰 문제는 국회의원의 의식과 행태를 바꾸는 일이다. 지금까지 역대 국회에서 ‘바꾸겠노라’ 큰소리치면서 후지부지 끝난 것이 바로 정치개혁이다. 이번에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연설에서도 정치개혁, 국회개혁의 부르짖음이 나왔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을 ‘국해(害)의원’으로 표현하면서까지 변혁을 들고 나왔다.

모든 국가·사회적인 문제 해결의 시발점은 청렴정치, 위민(爲民)정치에서 시작되므로 이 대표의 국회개혁론은 의미가 크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제헌국회 이래 70년 가까이 되는 우리 의정사에서 국회의원은 수퍼갑(甲)질을 해왔음은 누구도 부인할 바 없고, 매번 국회에서는 개혁을 외쳤지만 실패한 것은 국회의원이 변하지 않는 상황에서 스스로 결정해 유야무야에 그친 ‘셀프개혁’ 탓이다. 모처럼 여당 대표 입에서 국회개혁 말이 나왔으니 또 한 번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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