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을지대 겸임교수 

 

그때가 언제였던가, 1989년 일어났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주 오래 전 일이지만 그때의 상황으로 돌아가 보면 유명기업의 몰락이 순식간에 벌어졌던 엄청난 대사건이었다. 당시의 세간에 떠돌던 루머로는 경쟁사가 퍼뜨린 데마고기(거짓선전)로 유명기업이었던 삼양이 곤두박질치고 기업 간 이기주의에 근간한 사건으로 치부되었었다.

당시 우지파동은 1989년 가을, ‘라면을 공업용 우지(牛脂: 쇠기름)로 튀긴다’는 내용의 익명의 투서가 검찰에 접수되며 시작됐는데, 업계 1위의 기업이 입은 피해규모는 막심했으며, 그로부터 10년 뒤 1997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결국 모든 혐의가 무죄로 드러났지만 연루된 업체들은 이미 도산해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는 것이 사건의 주요내용이었다. 하지만 필자가 듣기로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존재했었고 그 내용은 이랬다. 

삼양이라는 회사는 라면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기업에서, 당시 일본이 석권하고 있던 세계 라면시장에 뛰어들어 일본을 위협하는 국제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세계 라면업체의 1위 자리를 넘보고 있었다. 일본기업의 위기의식에서 시작해, 일본의 어느 한 기자가 한국언론의 특종병을 정확히 파악해 슬쩍 흘렸던 공업용 우지 내용을 아무런 개념 없이 받아, 국내시장은 물론 세계시장의 문턱에서 좌절케하는 데 국내언론과 검찰을 이용한 결과라는 것이었다.

과정이야 어찌됐건 세계일류기업으로 성장하던 한국의 삼양기업은 거의 회생이 불가능할 정도로 혹독한 대가를 치뤘고, 수년간 법정다툼 끝에 무혐의라는 결과를 받았지만 결국 무참하게 무너졌고 아무도 동정하지 않았다.  

만약 앞서 설명한 일본의 기획적인 한국기업 죽이기의 일환이 맞았다면, 세상에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을 것이다. 이 같은 비열한 행태가 어디 기업 간 경쟁에만 있는가. 국제정치가 모두 그러할진대 우리는 스스로의 목을 치고 있었으니 이보다 더 통탄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와 똑같은 일이 이곳 한반도에서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면 이 같은 코미디가 또 있을까. 그것도 교묘한 기획방식이 아니라 대놓고 이간질을 책동하는 판에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꼴을 보노라면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참으로 가관이 아닐 수 없다. 

지금의 한국에서 북한의 핵무기로 인해 야기된 사드 배치가 논란을 빚고 있는 이때, 한 국가의 최고결정권의 자리에 있던 청와대 고위간부가 중국의 관영언론에 한국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의견을 기고하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졌고, 한 국가의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던 자가 뒤이어 똑같은 행태로 대한민국을 모욕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이것은 누가 봐도 중국당국의 남남갈등을 유도하려는 철저한 외교술책임이 분명함에도, 한때 국가안보를 책임졌던 고위관료들의 행태가 이 정도 수준이니 중국의 공산당이 한국을 쳐다보기를 얼마나 가소롭게 바라볼 것인지 불을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중국은 이미 화교출신 간첩혐의자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공안기관을 들었다놨다 하는 경험을 가지고 있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성화 봉송 때 한국 내 중국유학생들을 통해 대한민국 공공질서를 어떻게 망가지게 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나라다. 보여지는 형식은 자본주의지만 통치방식은 전형적인 공산통치국가인 것이 오늘의 중국이다. 이런 중국을 상대로 누워서 침 뱉기 내지는 자폭이라는 저급한 행동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이 한때 대한민국을 책임지고 있던 정부 관료들의 수준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들이 또다시 대한민국 정권을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 사드배치를 정권교체의 중심전략으로 삼은 듯하다. 여기에 무소불위의 중국공산당의 검은 손마저 덥썩 쥐려고 하는 그들에게 어떻게 이 나라의 안보와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는가.   

‘인천상륙작전’이라는 영화가 20대의 청년층에서 더욱 인기라는 기쁜 소식을 들으면서, 그래도 개념있는 청년층이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희망의 끈을 묶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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