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한국기업관리대학 학장

 

우리 사회에서 이뤄지는 문화 활동의 대부분이 젊은이 중심이다. 이러한 현상은 중국도 비슷하다. 이제 인구의 고령화 현상은 어디서나 볼 수 있다. 그래서 시니어 문화를 구축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연결고리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미 노인 문제가 사회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하겠다. 또 야기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같은 세대 및 젊은 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문화적 완충장치가 있어야 한다.

특히 시니어 문화를 구축해 노인들이 즐길 수 있는 공동체 문화 활동이 많아야 한다. 이런 활동을 국가 주도적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민간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국가가 개입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대중들이 야외에서 즐기는 다양한 문화·체육 활동이 있다. 오락 즐기기, 중국 전통악기 연주, 기공(氣功), 노래 부르기, 춤추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가운데 매일 아침, 저녁으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 대중적 춤 문화다. 주로 50대 이상의 아줌마들이 추는 춤인데, 얼핏 보면 마치 단체로 체조하는 것처럼 보인다. 체조와 춤을 융복합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요즘 중국에서는 이러한 형태의 춤이 동네 공원, 공터, 광장 등 공간만 있으면 이뤄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광장에서 이뤄진다고 하여 ‘광장무(廣場舞)’라고 한다. 여기서 의미하는 광장이란 적게는 10명, 많게는 100명 정도의 인원이 춤출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참여하는 대상이 주로 50대 이상의 여성들이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년 남성, 젊은 층의 참여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중년 여성들의 참여 숫자만 해도 중국 인구의 약 8%에 해당하는 1억명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활기찬 중국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셈이다. 이와 같은 추세에 힘입어 국외에서도 광장무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광장무에는 개인적 성향이 반영되지 않으며 일정한 형식이 있다. 리더의 지휘에 따라 모든 사람들이 음악에 맞춰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게 한다. 또한 중국 전통춤의 미적 감각을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질서정연함을 나타내기까지 한다.

최근에 춤을 추는 사람들도,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문화사회적 측면에서 밝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중국 사람들은 왜 광장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을까? 전통적으로 중국인들은 건강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런 측면에서 광장무가 심신단련에 좋다고 생각한다. 골다공증 예방,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기에 건강체조라고 본다. 궁극적으로 광장무는 노령화로 소외돼 가는 노인 문제를 해결하고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지키는 하나의 방법이다.

중국 사회에서 보편화되고는 있지만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다 보니 소음불만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용 장소가 아닌, 공공장소에서 이뤄지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소음이 일상생활에 방해가 된다며 반발하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 정부에서는 광장무 전용 장소를 만들고 광장무 노래를 공모하는 등 광장무의 표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대중문화가 젊은이 일변도에서 탈피하여 광장무처럼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강구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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