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프에 참가한 청년들이 대한불교조계종 조계사(총본산) 경내에 있는 문화재에 대해 진월스님(아시아종교연합 명예사무총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종교연합, 제11차 세계청년종교문화캠프

10개국 청년들 종교캠프 초청
종교성지·전통문화 답사 체험

“종교·사회 통합의 주역되길”
“표현은 달라도 믿는 것같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불교, 천도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신앙을 소유한 세계 10개국 청년들이 한국에 모여 종교 간 대화와 교류를 통한 ‘평화·공존·상생’을 이야기했다. 청년들은 다종교·다문화사회 속에서도 평화를 유지하는 한국의 종교문화를 배우고 체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종교와 언어, 피부색, 문화 의식이 다른 세계 청년들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장점을 공유하며, 소통과 연대의 장을 마련하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한국종교연합(URI-Korea, 상임대표 박남수)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에서 ‘제11차 세계청년종교문화캠프’ 개막식을 가졌다. ‘종교적 녹색 수행’이란 주제로 열린 종교문화캠프는 오는 12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서울과 경기도 수원 등지에서 열린다. 종교문화캠프는 불교·기독교·천도교·유교·이슬람교 등 이웃종교의 시설 방문하고 구리 동구릉·수원 화성 등 문화유산 답사와 전통생활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진행된다.

세계청년종교문화캠프에는 베트남, 방글라데시, 타지키스탄, 중국, 미국, 네덜란드, 남아프리카, 호주, 스리랑카,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세계종교연합선도기구(URI)와 한국종교연합 소속 종단이 추천한 청년 30여명이 참가했다.

▲ 무슬림 참가자들이 조계사를 찾아 불교문화를 배우며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박완희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남들을 이해하는 좋은 경험될 듯”

캠프에 참가한 청년들은 첫날부터 설렘을 드러내며 종교의 다양한 문화 체험과 이웃종교 간의 교류를 통해 한 발 더 가까워지길 기대했다.

무슬림인 앨리셔(23, 남, 타지키스탄)는 “친구의 소개로 캠프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 이웃종교 청년들의 생각을 많이 듣고 느끼고 알고 싶다”며 “각 종단의 성지와 문화를 배우는 과정에서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남들을 이해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도교 중앙대교당과 불교 조계사를 탐방한 그는 “기도하는 예식이나 종교문화는 다르지만 좋은 걸을 실천하려는 생각은 같다”고 덧붙였다.

퍼래마 샨토니(24, 여, 방글라데시, 이슬람)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돼 기대가 크다”며 “종교는 서로 다르지만 천도교·이슬람도 하나님을 믿는 것은 같다. 불교인의 믿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 조계사 대웅전의 커다란 불상(삼존불)이 인상적이라는 참가자도 있었다.

캠프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개신교 한 종파인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몰몬교) 서울성전을 방문해 성경 이야기와 몰몬교의 역사·문화를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 캠프 참가자들이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서울성전을 방문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더불어 사는 상생의 시대 열자

종교문화캠프 개막식에서 한국종교연합 초대 상임대표이자 아시아종교연합 명예사무총장 진월스님은 여러 종교문화 성지 등을 순례하며 배우는 과정에서 종교 간 평화와 상생의 지혜를 발견해 가길 바랐다.

진월스님은 개회사에서 “이번 캠프는 한국의 다양한 종교 문화적 성지와 전통문화 등을 순례하며 진행된다”며 “언어와 문화, 신앙과 전통이 다른 이웃(종교인)들을 존중하고 이해함이 평화를 이루는 기본이다. 사랑과 친절로서 아는 것을 실천하며 인식과 체험을 넓히는 기회를 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종교연합 박남수 상임대표는 한국의 다종교 상황과 서로 다른 종교에 대한 배려, 갈등을 해소하는 실천적 자세를 배워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갈등의 산물인 분단국가인 한국의 현실을 보고 체험함으로써 분쟁과 갈등이 없는 평화세상을 만들기 위한 의식과 대안을 모색하는 세계 종교 청년지도자들이 되도록 힘써주길 주문했다.

박 상임대표는 인사말에서 “전 세계적으로 만연되고 위협이 되는 종교 간 갈등이 고조되는 이 시기에 개최한 세계청년종교문화캠프는 더 큰 의미를 가진다”며 “대한민국은 다종교가 공존하는 곳이다. 전 세계 종교인들은 서로 다른 종교를 배려할 줄 알며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는 길을 열어가는 데 지혜를 모으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청년들과 한국종교 청년들이 종교와 사회통합의 주역이 되는, 더 멀리 바라보는 눈과 폭넓은 가슴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고 격려했다.

천도교 이범창 종무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온 인류는 국경을 넘어 세계가 하나의 가족이 되는 때를 맞았다”며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은 ‘더불어 살아가는 상생의 시대’를 열어갈 준비를 위해 지혜와 용기를 소유해야 한다. 이번을 기회삼아 새로운 미래에 대한 비전을 체득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종교문화캠프 첫날(8일)에는 천도교 중앙대교당, 불교 조계사, 개신교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서울성전 방문 및 창덕궁 답사, 9일 동구릉 답사와 종교인사 초청 특강, 10일 한강유람선, 수원화성 문화유산 답사를 진행했다. 11일에는 성균관 방문과 종교인사 초청 특강, 모둠 발표 및 해단식, 12일 한국이슬람교중앙회와 오두산통일전망대 등을 방문한다.

한편 종교문화캠프를 주최한 한국종교연합은 불교, 천주교, 기독교, 유교, 이슬람, 천도교, 민족종교 등 종교 간의 차이를 존중하며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2000년 6월 창립한 범종교 비영리민간단체다.

세계종교연합선도기구(URI)는 ‘일상적 종교간 협력을 영구히 증진시키고 종교로 말미암은 폭력을 종식시키며 지구와 모든 생명체들을 위한 평화·정의 및 치유의 문화를 조성한다’는 목적을 두고, 2000년 6월 26일 UN헌장조인일에 미국 피츠버그에서 설립된 범종교세계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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