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자 대책위원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가 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가운데 C형간염 피해자가 “병을 치료하려고 병원에 갔지만 되레 병만 더 얻었다. 피해자들은 하루 빨리 C형간염 치료를 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더 병이 진행돼 악화되지 않도록 치료를 받게 도와 달라”며 울분을 토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의료중재원에 ‘조정신청’
4개월 지났지만 결론 안나

정부-지방자치단체 협의로
원주 피해자는 치료비 선지원

“왜 우리만 차별하나
치료비 똑같이 선지급해야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자들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들과 동일하게 치료비를 선지원해 만성 C형간염 치료를 받도록 해 달라.”

다나의원 C형간염 집단감염 피해자 대책위원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2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호소했다.

다나의원 피해자들에 따르면 C형간염 신약은 올해 1월 14일부터 12주 약값이 약 4600만원에 달해, 고액의 약값으로 대부분 피해자는 치료를 미루고 건강보험 적용을 기다려왔다. 또 일부 피해자들은 올해 1월 11일부터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신속한 보상을 통한 치료를 기대하고 조정신청을 했지만, 약 4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조정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2월 26일 강원도 원주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치료를 받은 환자 430여명이 C형간염에 집단 감염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원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피해자들의 치료 보상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3월 7일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해 치료비를 피해자들에게 우선 지원하고 나중에 감염에 대한 법적 책임자에게 지원한 금액을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부의 방침에 대해 단체는 “한양정형외과의원 피해자는 피해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작으니 우선 치료비 지원을 하고, 다나의원 피해자는 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나 법원을 통해 피해 보상받을 가능성이 있으니 개인적으로 알아서 치료비 문제를 해결하라는 조치인거냐”고 항의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단체가 지난 1월 11일 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조정신청을 했지만 감정·조정절차가 더디게 진행돼 법정시한 4개월 이내의 조정도 쉽지 않은 상황에 처하게 됐다.

또한 지난 1일부터 높은 치료성적을 내는 만성 C형간염 신약 두 종류가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부담해야 할 약제비 비율이 30%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약값으로 천여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를 다나의원 피해자들은 최종 조정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치료비를 선지급해야 한다.

한 피해자는 “우리 피해자들은 겉보기에는 멀쩡하나 우리 몸속은 서서히 죽고 있다. 우리가 뭐 잘못해서 이렇게 됐나. 대학병원에 갈 때마다 주사기를 가져가서 그것으로 놔 달라 해야 하는 건가”라며 통분했다. 이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선진국임을 자랑하는 한국은 주사기 재사용으로 백여명이 집단으로 감염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어떻게 국가가 단순의료사고 취급하고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피해자들은 하루빨리 C형간염 치료를 해야 한다”며 “더 이상 병이 진행돼 악화되지 않게 하루빨리 피해자들이 치료받도록, 예전처럼 건강한 몸으로 돌아가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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