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점심시간 서울 시내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4.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점심시간 서울 시내에서 직장인들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2.4.19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국내 주요 300대 기업에 활동하는 사외이사의 지난해 평균 급여가 2년 전보다 300만원 정도 증가한 5700만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300개 기업 중 지난해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1억원이 넘는 회사는 12곳이었는데, 여기에 포함되는 사외이사만 6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사외이사로 활동하며 받은 보수액이 2억원을 넘은 인원도 10명을 넘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내 주요 300대 기업의 2023년 사외이사 및 상근 감사 보수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300대 기업은 15개 주요 업종별 매출(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 상위 20개 기업씩 총 300개 상장사다. 조사는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각 기업의 지난 2019년부터 2년 단위(2021년, 2023년)로 각 해당 연도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사외이사 보수 현황을 참고해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00대 기업에서 활동한 사외이사 인원은 1030명이다. 지난 2019년 987명, 2021년 981명보다 올랐다.

보수 금액을 기준으로 하면 사외이사는 크게 두 그룹으로 나뉜다. 한 그룹은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이고, 다른 그룹은 감사위원을 따로 맡지 않는 사외이사군이다. 공시 서식 규칙에 사외이사 등이 포함된 감사위원회의 보수는 별도 기재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는 675명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65.5%를 차지했다. 이 또한 지난 2019년(61.1%), 2021년(65.2%) 때보다 높은 수치다.

통상 자산 2조원이 넘는 상장사는 감사위원회를 의무 설치해 감사위원을 별도로 두지만, 자산 2조원 미만이며 자산 총액 1000억원이 넘는 곳은 상근 감사 1명 이상만 둔다. 지난해 기준 대기업 300곳에서 활약하는 상근 감사는 96명으로 지난 2022년(129명)보다 33명 줄었다. 감사위원회를 둔 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300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1000명이 넘는 사외이사에게 지급한 지난해 연간 보수 총액은 590억 9400만원 수준이다. 사외이사 한 명에게 지급한 산술적인 연간 평균 급여는 5737만원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4880만 원과 비교하면 17.6% 오른 금액이다. 지난 2021년 5410만원 수준과 견주면 6% 상승했다.

이 중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 그룹의 작년 1인당 평균 보수는 6059만원으로 비(非) 감사위원 사외이사 그룹군 평균 5126만원보다 933만원 높았다. 지난 2021년 감사위원을 겸하는 사외이사는 5633만원, 비(非) 감사위원 사외이사는 5094만원 수준이었다.

같은 대기업 사외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더라도 기업별 급여 수준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1000명이 넘는 사외이사 중 억대 이상 보수를 받은 인원 비율은 6.4% 수준을 보였다. 연간 보수액이 2000만원 미만인 비율은 7% 정도 차지했다.

지난 2019년 300대 기업 중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1억 원을 넘긴 곳은 3곳이며, 여기에 포함된 사외이사 인원도 16명이다. 지난 2021년에는 10곳으로 증가했고, 사외이사 인원은 55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300곳 중 12곳이 평균 사외이사 급여가 1억원을 웃돌았고, 여기에 포함된 인원은 64명이다. 지난해 사외이사 급여 억대 클럽에 가입한 12곳 중 6곳은 SK그룹 계열사다.

지난해 기준 300대 기업 사외이사 급여를 1000만원 단위로 살펴보면 ▲9000만원대(9000만원~1억원 미만) 5.2%(2021년 4.8%) ▲8000만원대 10.4%(11%) ▲7000만원대 10.4%(10.5%) ▲6000만원대 8.9%(9.4%) ▲5000만원대 11.7%(10%) ▲4000만원대 13.6%(12.5%)로 파악됐다. 3000만원대는 16.5%(16.5%)로 지난 2021년에 이어 작년에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외 2000만원대는 10.1%(13%)이었고, 1000만 원대 이하는 7%(6.6%)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감사위원과 일반 사외이사의 평균 보수가 가장 높은 기업은 삼성전자다. 이 회사는 사업보고서 기준 지난해 한 해 총 6명의 사외이사에게 보수를 12억원 이상 지급했다.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억 300만원으로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사외이사 보수 2억원대를 기록했다.

이어 ▲SK텔레콤(1억 6360만원) ▲SK이노베이션(1억 6120만원) ▲SK하이닉스(1억 5510만원) ▲삼성물산(1억 4620만원) ▲포스코홀딩스(1억 1630만원) ▲현대자동차(1억 1460만원) ▲네이버(1억 1130만원) ▲SK가스(1억 580만원) ▲LG전자(1억 430만원) ▲SK네트웍스(1억 360만원) ▲SKC(1억 300만원) 등도 지난해 기준 사외이사 보수 1억 반열에 들었다.

사외이사를 세분화해 감사위원을 겸하지 않는 사외이사의 평균 보수만 따로 떼어놓고 살펴보면 삼성물산이 최고 수준을 보였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2명의 사외이사에게 4억 7600만원을 보수로 지급해 1인당 평균 급여액이 2억 3800만원으로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삼성전자 비(非) 감사위원 사외이사 3명도 1인당 평균 보수 2억 700만원을 기록했다.

주요 업종별 사외이사 1인당 평균 보수의 경우 전자 업종이 평균 8197만원으로 전 업종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유통상사 7905만원 ▲석유화학 7370만원 ▲정보통신 6990만원 ▲금융 6948만원 ▲철강 6104만원 ▲자동차 5549만원 순으로 지난해 사외이사 평균 보수는 5000만원 이상이다.

패션 업종은 2952만원으로 조사 대상 주요 업종 중 작년 사외이사 평균 급여액이 가장 낮았다. 지난 2019(3029만원)과 2021년(3070만원) 보다 더 낮아졌다. 고무·플라스틱 업종도 지난해 평균 3712만원으로 사외이사 보수가 3000만원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3717만원)과 2021년(3934만원)에도 3000만원대에 머물렀다.

이외 작년 기준 사외이사 평균 보수가 4000만원대인 업종군에는 ▲운수 4858만원 ▲식품 4700만원 ▲건설 4686만원 ▲기계 4590만원 ▲광물 4335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업체 중 작년 기준 상근 감사 보수가 억대를 넘은 곳은 27곳이다. 지난 2021년 35곳보다 8곳 줄었다. 300개 대기업 중 작년도 상근 감사 연간 보수가 가장 높았던 곳은 운송 관련 업체인 ‘동방’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회사의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2명의 감사에게 1인당 평균 4억 300만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해 조사 대상 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포스코스틸리온(3억 7300만원) ▲기업은행(2억 9800만원) ▲대원강업(2억 4600만원) ▲해태제과식품(2억 2200만원) ▲동부건설(2억 600만원) 등이 지난해 상근 감사 평균 급여가 2억원을 넘겼다. 이어 ▲대덕(1억 9700만원) ▲심텍(1억 8900만원) ▲신화인터텍(1억 7600만원) ▲동원F&B(1억 7400만원) 등이 지난해 기준 상근 감사 보수 상위 TOP 10에 포함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사외이사에게 지급하는 급여는 기업 규모와 업종에 따라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매출 외형이 큰 대기업일수록 유명 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적극적으로 영입하다 보니 이들에게 지급하는 급여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00%에 가까운 이사회 안건 찬성률이 보여주듯이 사외이사의 보수가 높아지는 만큼 이사회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도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심도 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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