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보건복지협회 설문조사
“경제적 안정에 대한 기대↓”

출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산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천지일보=김민희 기자] 자녀 양육 비용에 대한 부담이 20‧40대가 출산을 꺼리는 가장 큰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유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은 자녀 양육을 ‘비용’ 문제로 인식하는 측면이 강했다.

26일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저출산 문제를 파악하기 위해 ‘2023년 제1차 국민인구행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협회는 전국 만 20~44세 기혼 남성, 기혼 여성, 미혼 남성, 미혼 여성 각 500명씩 총 2000명을 대상으로 결혼‧출산‧양육 등에 대한 가치관을 물었다.

조사 결과 ‘자녀는 성장기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데에 전체 응답자의 96.0%가 동의했다. 그중에서도 미혼 여성은 97.6%로 가장 높은 동의율을 보였다. 이어 기혼 여성(96.9%), 미혼 남성(95.1%), 기혼 남성(94.1%) 순으로 답했다.

미취학 아동 양육비 부담에 대해서는 부모와 정부가 함께 부담해야 한다는 응답이 30.6%로 가장 많았다. 부모 26.7%, 정부 22.4%가 뒤를 이었다. 정부의 부담 책임을 요구하는 비율은 전담(22.4%), 분담(46.8)을 합쳐 60.2%였다. 고용주에게 부담 책임을 요구하는 비율은 20.3%(전담 3.6%, 분담 16.7%)였다.

‘비용 부담’ 외에도 응답자들은 자녀 양육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하는 요인에 대해 ▲‘자녀들이 겪게 될 미래가 걱정이다(88.8%)’ ▲‘자녀는 여성의 경력에 제약이 된다(77.6%)’ ▲‘자녀는 부모의 자유에 제약을 준다(72.8%)’ 등으로 답했다.

결혼 유무와 성별에 따라 살펴보면 ‘자녀는 부모의 자유에 제약을 준다’는 데에 동의한 비율은 미혼 여성이 80.6%로 가장 높았다. 기혼 여성(72.7%), 미혼 남성(70.0%), 기혼 남성(66.7%)이 뒤를 이었다.

‘자녀는 여성의 경력에 제약이 되는가’라는 질문에는 기혼 여성의 동의율이 87.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혼 여성(84.5%), 기혼 남성(76.6%), 미혼 남성(66.2%)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실제 결혼 생활에서 여성들, 특히 기혼 여성의 경력 단절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결혼을 통해 성취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관계적 안정감’(89.9%), ‘전반적 행복감’(89.0%), ‘사회적 안정’(78.5%), ‘경제적 여유’(71.8%) 등으로 나타났다.

결혼으로 경제적 여유를 성취할 수 없다는 데는 전체 응답자의 약 30%가 동의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성취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적 안정’과 ‘경제적 여유’는 고용, 주거, 일·가정 양립 등 저출산의 원인인 문제들과 연계돼 있다”며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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