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순휘 정치학박사/ KMA역사포럼 부회장

‘서해수호의 날’은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 제정한 국가기념일로 매년 3월 넷째주 금요일이다. 제2연평해전(2002. 6. 29) 및 천안함피격사건(2010. 3. 26) 그리고 연평도 피폭사건(2010. 11. 23) 등 북한의 서해도발에 맞서 고귀한 생명을 바친 55명의 호국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추모하고자 제정됐다.

‘서해수호의 날’ 제정의 의도는 호국영웅을 기리고 국민적인 대북 경각심을 제고하고, 무모한 도발이 북한 정권의 자멸이 될 것이라는 경고 및 전 세계에 북한의 비인도적 도발을 상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에서는 취임 첫 번째와 두 번째 행사에 대통령이 불참하였고, 2020년 처음 참석하였으나 4.15총선을 의식한 참석으로 그의 진정성에 비난을 받기도 했다. 특히 기념사에서 ‘남북군사합의’는 언급하면서 북한의 해상도발 책임을 전혀 언급하지 않아서 국민적 공분(公憤)과 그의 사상체계의 의구심을 낳았다.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여사가 문 대통령에게 다가와 천안함 도발이 누구의 소행인가를 되짚어 물었던 일과 그의 국적없는 무성의한 대답에 대해 전준영 천안함 전우회장은 “이 행사에 안 왔어도 됐을 정도로 허무하다”는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제9회 서해수호의 날은 제정된 의의에 걸맞게 정부와 국민들이 함께 추모하는 행사로 거행된 점은 바람직하다.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추모사에서 “서해수호 55영웅과 참전 장병 한분 한분이 조국에 보여줬던 용기와 헌신은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낸 자랑스러운 호국의 역사이자 꺼지지 않는 불멸의 빛”이라고 강조했다.

특별히 자유총연맹(강석호 총재)는 ‘자유안보지킴이 전국 순회토크쇼(인천편)’을 주최해 인천광역시 지부(이정태 회장)에서 회원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하였다. 발제를 맡은 김덕기 제독(전 세종대왕함 함장)은 강연에서 “서해 NLL을 지키는 것이 국가안보의 심장부를 지키는 것으로 북한의 NLL 변경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중국의 영해기선 24도 주장과 우리의 23도 주장이 첨예하게 충돌하는 서해는 소리없는 전쟁 중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대담자로서 필자도 “1953년 8월 30일 설정된 NLL은 영해가 맞고, 이미 김일성이 조선백서에 공식적으로 인정한 경계선이기에 김정일의 요구는 도발을 위한 시비였다.

제1연평해전(1999. 6. 15)은 김대중 정권의 발포금지와 확전금지로 해군의 손발을 묶어놨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제2연평해전(2002. 6. 29)의 비사로써 북한해군의 교신도청에서 포격도발이 예정되었으나 해군전단에 하달이 안 되었고, 임동원 외교안보특보가 “제2연평해전의 책임이 우리 해군에도 있다”는 황당무계한 발언은 보안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권주혁 박사의 저서 <남북한 10대 해전과 한반도 위기>에서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좌파정부에서 보여준 대북유화정책으로 NLL을 수호하고자 했던 생사의 현장에서 해군의 전투의지는 약화되었던 것은 아닌지 새삼 유감스럽다. 특히 ‘천안함 피폭사건’은 북한해군의 치밀한 도발계획으로 저지른 정전협정위반과 함께 전쟁범죄 행위였다.

한미연합사의 연합전출처정부센터(CASIC)에서는 북한 잠수정의 감시망을 벗어난 사실과 3월 26일 오후에 가동된 해안포의 개방에 대해 해군 2함대에 통보되었으나 가장 중요한 북한 잠수정 2정의 위치추정을 방심했었다는 점은 안타깝다. 그러나 뻔한 북한의 도발을 두고 벌였던 ‘남남갈등’은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뢰표기 방법에 따른 ‘1번’이라는 과학적 조사결과를 조작이라고 왜곡하고, 좌초설과 미군 오폭설, 유실기뢰설, 암초충돌설 등 종북좌파 세력의 음모론이 아직도 있다. 심지어 민주당 혁신위원장이라는 자는 “천안함은 자폭하였다”고 천안함 사건조작설을 제기했다니 14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의 안보현실이 결코 녹녹치 않기에 내부의 적을 경계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안함은 2023년 5월 19일 진해 군항에서 더 강력한 최신 호위함 천안함(FFG-826)으로 부활해 불침전함으로 서해를 지키고 있다. 윤청자 여사는 “우리 국민 특히 미래 세대가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안보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과서에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이 들어가길 바란다”고 절규했다.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는 4세기 로마의 전략가 베제티우스의 명언은 유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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