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최혜인 기자]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발생한 총격 참사 사망자가 62명으로 늘어나는 등 사상자가 200명을 넘어섰다.

22일(현지시간) 저녁 모스크바 북서부 외곽에 있는 대형 공연장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무차별 총격이 벌어져 62명이 숨지고 146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과 로이터 등 외신이 이날 전했다. 직전 발표의 40명의 사망자, 100여명의 부상자 수보다 크게 불어난 규모다. 사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여럿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참사는 과거 이슬람 무장세력이 수백 명의 어린이를 포함해 1000명 이상을 인질로 잡은 2004년 베슬란 학교 참사 이후 러시아에 대한 최악의 공격으로 기록됐다.

이날 저녁 관객들이 모여있던 공연장에는 갑자기 총성이 울리고 현장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공연장에서는 ‘피크닉(Picnic)’이라는 러시아 록 밴드가 공연할 예정이었다. 참사 당시 수천명이 행사장에 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무장괴한 최소 4명이 공연장에 침입해 관람객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 관람객들을 향해 근거리에서 총격을 가하거나 로비에 누워있는 다수의 시신도 목격됐다.

[모스크=AP/뉴시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22일(현지시각) 총격이 발생해 최소 40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이날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상공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모습. 2024.03.23.
[모스크=AP/뉴시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외곽 크라스노고르스크에 위치한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22일(현지시각) 총격이 발생해 최소 40명이 사망했다. 사진은 이날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상공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는 모습. 2024.03.23.

이후 대형 화재까지 발생해 팬들이 대피소로 몰려들었다. 공연장 화재 면적이 3000㎡에 달하고 화염에 휩싸인 공연장 지붕이 무너졌다고 현지 매체들은 보도했다.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공연장 지하를 통해 100명 정도 구조했고, 옥상을 통한 구조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주러시아 대사관 측은 지금까지 한국인 사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사건 직후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테러 행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피비린내 나는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국제사회가 규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배후가) 우크라이나 정권의 테러리스트라는 것이 확인된다면 모두 찾아 무자비하게 파괴될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슬람 무장세력 IS는 성명을 내고 자신들이 총격 사건의 배후라고 자처했으나 이렇다 할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은 희생자를 애도하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우크라이나가 연루된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총격 사건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AFP/연합뉴스) 2024.03.23.
총격 사건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AFP/연합뉴스) 2024.03.23.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