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상황’ 더 악화할 전망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면서 의료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1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면서 의료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 1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3.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는 의과 대학 교수들이 각 대학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오는 25일부터 교수들의 외래진료, 수술, 입원 진료 근무 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가 밝혔다. 정원 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사단체들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의료공백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조윤정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고려대 의대 교수)은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전의교협의 이 같은 방안을 설명했다.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제4차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서울시의사회 주최로 열린 제4차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가운데 39개 대학이 참여하는 대표성을 가진 단체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 발표 이후 의정 갈등이 시작되자 전의교협에선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연세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가 결성됐다.

조 홍보위원장은 “교수들의 피로가 누적되고 있고 환자가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생명을 담보로 일하는 사람들이 환자의 생명이 다칠까봐 우려돼 선택한 일임을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의대 교수들이 오는 25일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에 대해 지지 선언을 했다. 조 홍보위원장은 “의대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은 현 사태에서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라며 “전의교협은 대학 교수들의 선택을 지지한다”고 했다.

정부가 의과대학별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하고, 교수들과 의사회 등은 사직서 제출 결의 등 집단 대응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대한의사협회가 만든 의대정원 증원 반대 포스터가 붙어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부가 의과대학별 정원 배정 결과를 발표하고, 교수들과 의사회 등은 사직서 제출 결의 등 집단 대응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대한의사협회가 만든 의대정원 증원 반대 포스터가 붙어 있다. (출처: 연합뉴스)

앞서 전의교협은 지난 20일 정부에 대해 수위 높게 비판했다. 정부가 뜻을 굽히지 않고 대학별 의대 정원 배정을 발표하자 전의교협은 “실제 현장에서는 증원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조 홍보위원장은 “배정을 발표했다고 끝난 게 아니고 픽스된 것이 아니다”면서 “각 대학에서 실사를 했다고 (교육부가) 주장했다고 하는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현실과 환상의 세계를 왔다 갔다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 한 달째를 맞은 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 한 달째를 맞은 18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3.18.

전의교협은 행정법원에 의대 입학정원 증원 취소 소송, 집행정지 신청 등을 제시하면서 법정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조 홍보위원장은 박민수 중수본 부본부장(보건복지부 2차관)이 해부 실습에 필요한 카데바(해부용 시신)가 부족할 수 있다는 지적에 “필요하면 수입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전날 말한 점에 대해서도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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