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1일 오전 정부 회의 일정을 이유로 귀국했다.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는 이 대사는 이날 오전 9시 50분께 싱가포르발 항공편으로 입국했다.

이 대사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 “임시 귀국한 것은 방산 협력과 관련한 주요국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함”이라며 “체류하는 동안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일정이 조율이 잘 돼서 조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와 관련해 제기됐던 여러 가지 의혹들에 대해서는 이미 수차례에 걸쳐서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말씀드렸다”고도 말했다. 앞서 이 대사는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 결정으로 지난 10일 호주로 출국했다. 출국한 지 11일 만의 귀국이다.

당초 이 대사는 4월 말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로 당초 예상보다 조기 귀국하게 됐다.

‘회칼 테러’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사퇴에 이어 이 대사의 귀국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 간 갈등이 봉합되는 국면이다. 한 위원장의 요구를 윤 대통령이 수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금세 지지율 하락으로 연결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실시한 조사에서 서울 지역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30%로 전주 대비 15%포인트 폭락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사의 즉각 귀국과 황 수석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 대사와 황 수석 문제가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자 한 위원장은 “(문제가) 다 해결됐다”며 “국민의 힘과 윤석열 정부는 운명 공동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수도권의 민심에 더 민감하고 책임감 있게 반응해야 한다”며 “손 끝에 느껴지는 작은 온도까지도 무겁고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거기에 그때그때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아직 다른 문제가 남아 있다.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선정을 놓고 여전히 갈등 중이다. 이철규 인재영입위원장은 청년에 대한 배려와 통합 메시지가 부족한 채 비례대표 연속 공천과 호남지역 홀대를 두고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 문제를 한 위원장이 잘 매듭지어야 한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에서 지면 윤 정부는 뜻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지 못하면 윤 정부는 ‘식물 정부’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누구나 알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심을 따라야 총선에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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