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동아예술전문학교 예술학부 교수)

코로나로 멈춰 섰던 글로벌 관광 시계가 다시 빠르게 돌고 있다. 코로나 전에는 중국 관광객들이 단체여행으로 면세점을 싹쓸이하는 넘버원 고객이었지만, 최근에는 젊은 해외 MZ세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자유여행으로 국내를 방문하며 K컬처를 만끽하는 중이다.

여전히 K컬처를 통해 전 세계인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관광을 위한 행사나 축제 등 다양하게 즐길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만족할 만한 인프라와 선택지 확보에도 주력해야 한다.

최근 잠실과 성수동에 가보면 일본인, 동남아, 아랍 MZ세대 관광객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들은 잠실 롯데월드타워, 석촌호수, 방이동 먹자골목, 한강 변을 여행하고 성수동에서 SM엔터테인먼트 인근의 의류매장, 팝업스토어 등을 찾은 후 식사와 커피, 쇼핑 등을 즐긴다. 젊은 해외 MZ들은 인스타 등 SNS로 뜨는 곳을 검색하고 직접 체험하는 실속형 소비를 즐긴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동시에 다양성을 추구하는 해외 젊은이들이 K컬처를 만끽하고 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젊어지는 중이다. 동남아, 아랍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지에서도 K팝, K푸드, K뷰티 등 한류 인기의 영향으로 30세 이하의 관광객들이 급증하고 있다.

정부도 젊은층 공략에 초점을 둔 다양한 관광정책을 펼쳐야 한다. 최근 문체부가 무슬림·중동 친화적 관광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주목할 만하다. 중동은 전 세계 무슬림의 본거지라는 점에서 중동인 관광객의 유치는 무슬림 관광 시장 경쟁에서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다.

해외 MZ세대 관광객들을 위해 K팝과 드라마뿐만 아니라 연극, 뮤지컬, 미술, 고전 등 더 다양한 콘텐츠를 마주할 수 있게 준비해야 한다.

미국 마이애미에 거주하는 필자의 친구 미국인 반도레라(52)는 “요즘 젊은 미국 남녀들은 K팝을 통해 한국을 알게 되고 방문하지만, 나 같은 중년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K드라마가 한국의 문화, 한국어에 관심을 갖게 되고 한국을 찾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K콘텐츠’ 열풍으로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외국인들의 한국어 배우기다. 언어는 국가와 인종을 넘어 공동체 형성에도 영향을 끼치고, 각계각층 사이에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한다. 외국인들은 OTT 플랫폼을 통해 K드라마 등을 시청하며 한국어 배우기에 뜨겁게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가 끝나가면서 한류 열풍은 다시 힘을 얻고 있다. K콘텐츠의 확대와 더불어 ‘코리아’는 더 강한 브랜드로 전 세계의 MZ들에 어필하는 중이다.

문화콘텐츠 활성화와 K팝·드라마의 질주는 K컬처를 세계에 알리고 젊은 외국인들을 한국에 방문시키는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더 많은 젊은 외국인들에 어필하기 위해서는 K컬처의 산업화, 전통문화 유산과 K팝, K드라마의 융합 등이 큰 미래 문화자산으로 빛을 발할 것이다. 해외 젊은 관광객들에게 더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며 풍성한 K컬처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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