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보다 4배 넘게 증가
실물경제 침체 가능성 제기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2.5.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문재인 정부 임기동안 부동산 양극화가 심화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천지일보 2022.5.9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에도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구조조정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영향이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 그림자 금융 규모는 926조원으로 전년(886조원)보다 4.5%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10년 전인 2013년과 비교해 4.2배 높았다. 지난해 증가세는 10년간 연평균 증가세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빠른 수준이었다.

그림자 금융은 사모펀드, 투자은행, 구조화 투자회사(SIV) 등 비은행 금융기관 또는 비은행 금융기관이 제공하는 금융투자상품을 말한다. 은행 대출을 통해 돈이 유통되는 일반적 금융시장과 달리 투자 손익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그림자’라는 말이 붙었다.

이 중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비은행 금융기관의 부동산을 매개로 제공된 PF 대출·보증, PF 유동화증권, 부동산신탁,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 등이 해당된다.

우리 경제 규모 대비 비은행권이 보유한 부동산금융 비중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동산 그림자 금융 비중은 2013년 15%에서 2023년 41%로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그림자 금융 중에서 부동산 그림자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도 42%에서 62%로 확대됐다.

부동산 그림자 금융은 자금 중개의 경로가 길고 복잡한 데다가 채권시장, 단기자금시장 등과 밀접히 연계돼 있어 차입(레버리지)이 크다. 이 상품이 부실화되면 금융기관 연쇄 손실과 변동성 확대, 실물경제의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가 발생해 국내 자본시장 위기를 불러온 바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지난달 ‘부동산 그림자금융의 리스크 진단 및 대응 방향’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가격이 단기간에 급격히 하락하거나 부동산금융 취급 기관이 부실화되면 시스템리스크를 촉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며 “한국 금융당국이 부동산 그림자금융이 금융안정을 위협하지 않도록 규제와 감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