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독주·트럼프 압승 예고
미국 대선 레이스 대장정 시작
당내 경선서 본선 모드로 전환
헤일리, 패배한 뒤 거취 주목

(출처: 연합뉴스) 미국 11월 대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슈퍼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경합주로 분류되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소재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미국 11월 대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이는 ‘슈퍼화요일’인 5일(현지시간) 경합주로 분류되는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 소재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천지일보=방은 기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이 5일(현지시간) 대규모 대의원이 걸린 이른바 ‘슈퍼화요일’ 대선 후보 경선 투표를 일제히 실시했다. 공화당과 민주당 예비 선거의 전체 대의원 중 3분의 1 이상이 15개 이상의 주에서 경선에 참여한다. 각 당 대선 후보 경선의 분수령인 이날 선거 결과로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4년만에 ‘리턴매치’하는 선거구도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슈퍼화요일 이후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8개월간의 대선 레이스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날 CNN,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 딘 필립스 하원의원, 메리앤 윌리엄슨 등이 후보로 이름을 올려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14개 주에서 프라이머리를, 미국령 사모아에서 코커스를 각각 진행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령 사모아 전당대회를 제외하고 아이오와주 우편투표를 포함해 미네소타주와 다른 14개 주에서 모두 승리했다. 하지만 그의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에 반대하는 무슬림계 미국인과 진보주의자들이 바이든 대통령에 항의해 미네소타에서 ‘무확정’ 투표를 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에디슨 출구 조사에 따르면 이날 미네소타의 ‘미확정’ 투표율은 거의 20%에 달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린 상태로 이날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13곳에서 프라이머리를, 알래스카 및 유타 2곳에서 코커스를 각각 실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와 텍사스를 포함한 12개 주에서 공화당 표를 얻어 대선 후보 경선을 휩쓸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에 “자신의 초점은 바이든에게 있다”고 말하며 “오늘 밤 우리는 모든 주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수많은 형사 고발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경선 중 한 개를 제외한 모든 경선에서 승리했다.

투표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전 7시에 시작됐으며 자정에 끝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날까지 소인이 찍힌 우편투표를 이달 12일까지 받기 때문에 슈퍼화요일 경선의 공식적인 최종 집계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 및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양당에서 각각 압도적인 우위에 있기 때문에 승패는 주별로 투표가 끝나고 개표가 시작된 이후 사실상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민주당의 경우 1420명의 대의원을, 공화당은 865명의 대의원을 각각 할당하고 대부분의 주에서는 승자독식 방식으로 대의원을 배분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되려면 3934명의 대의원 중 1968명을 확보해야 한다. 이번 경선에서 독주한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준비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공화당은 2429명의 대의원 가운데 1215명을 확보해야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이날 독주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주의 3분의 2가 투표를 마치는 오는 19일까지 헤일리 전 대사를 상대로 완승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헤일리 전 대사는 최근 인터뷰에서 “경쟁력이 있는 한 경선을 계속하겠다”고 밝혔지만 슈퍼화요일 패배 뒤 사퇴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실제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오는 7~8월 전당대회 행사다. 하지만 슈퍼화요일 경선을 거치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상 본선적인 대선 대결 모드로 들어갔다. 최근까지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한 상황이지만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은 데다 변수도 적지 않아 승패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캘리포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의 에디슨 출구 조사에 따르면 불법이민과 경제 문제가 양당 유권자들의 주요 우려 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공격하며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는 11월 5일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민자 추방을 단행하겠다고 공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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