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서 무급휴가 권장·강요”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의 사직 및 현장 이탈 등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원에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학위수여식을 마친 졸업생들이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26.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해 전공의들의 사직 및 현장 이탈 등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6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 본원에서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2023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학위수여식을 마친 졸업생들이 연세대 의과대학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 2024.02.026.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의료 공백이 지속되면서 이번에는 병원 일반 직원들에게까지 무급휴가의 ‘불똥’이 튀고 있다. 서울대병원·서울아산병원·경희의료원 등 전국 곳곳의 병원들은 전공의 부족으로 인해 병상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일반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권장하거나 강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아산병원은 전날 직원들에게 한시적인 무급 휴가를 허용한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를 통해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중 완화와 경영 악화에 따른 비용 절감에 나선 모양새다.

공문에는 사무·보건·기술·간호직 등 일반직 직원 중 희망자는 1일 단위로 1개월 이내 한시적 무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대병원 역시 전날 병동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1주일 단위 ‘단기 무급 특별휴가 제도’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서울대병원은 수술 감소 등으로 인해 입원 환자 수가 감소함에 따라 암 환자들이 항암 치료를 위해 단기간 입원하는 병동 등을 일부 축소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역시 일부 병동의 통폐합과 함께 해당 병동 근무자를 대상으로 무급휴가를 신청받기 시작했다.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조치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인한 병원 수익 악화를 애꿎은 간호사나 일반 직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무급휴가 강요’로 인한 피해 신고가 전국에서 계속 접수되고 있다. 협회는 “최근 병상 회전율이 떨어지고 수술을 하지 못해 인력이 남다 보니 무급휴가 강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알려졌다.

무급휴가는 근로자의 노동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전공의 사직 사태로 인한 환자와 수입 감소는 병원에 그 책임이 병원에 있다며 무급휴가를 장려할 게 아니라, 휴업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상황에 대응해 대규모 예비비 투입을 통해 대체 인력 투입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오는 6일 국무회의에서 약 1200억원의 예비비 지원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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