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조형예술협회(IAA) 회장이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인 이광수 회장이 23일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미술올림픽을 통해 특수층만이 아닌 대중이 미술품을 향유할 수 있게끔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 2024.02.27.
국제조형예술협회(IAA) 회장이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인 이광수 회장이 23일 천지일보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그는 미술올림픽을 통해 특수층만이 아닌 대중이 미술품을 향유할 수 있게끔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 2024.02.27.

 

미술품 아직도 특수층 전유물

‘미술올림픽’ 월드아트엑스포로

대중 향유권 기반 만들 계획

 

AI로 가품 구분 어려워진 시대

믿을만한 기술 인증서 필요해

IAA의 NFT 인증서 역할 기대

[천지일보=이솜 기자] 오픈AI의 챗GPT 열풍과 더불어 생성 인공지능(AI) 서비스가 상용화될 당시 창의력을 기반으로 일하는 작업자는 기계화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곤 했다. 대표적으로 ‘예술계’였다.

그러나 곧 이런 예상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AI로 그린 그림이 대회에서 우승을 거머쥐는가 하면, AI가 유명 작품을 모방한 그림이 미술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이제 예술계에서 AI는 양날의 검이다. 이 새로운 기술은 인간의 창의력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진품·가품을 판별하고 저작권을 지키는 문제를 아주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난 23일 천지일보 본사에서 만난 국제조형예술협회(IAA) 이광수 회장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IAA 자체 작업을 통한 대체 불가능 토큰(NFT) 인증 시스템을 모든 작품에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AI가 아주 작은 부분까지 모방할 수 있는 미래에 NFT는 작품의 고유성과 희소성을 유일하게 증명해줄 수 있는 기술이란 설명이다.

1년 전 한국인 최초로 IAA 회장의 자리에 앉은 그는 세계 미술인, 더 나아가 인류에게 도움이 될 목표를 세우고 이를 위해 정진해가고 있었다.

 

◆“미술계에 혁명 일으킬 미술올림픽”

미술계 엘리트 코스를 밟아오고 스스로를 ‘기득권’이라고도 인정하는 이광수 회장은 개혁적이고 틀을 깨는 반전의 목표를 두고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먼저 최근 진행한 ‘2024 월드아트엑스포’는 네오 포스트 모던 패러다임을 지향했다. 아트페어와 비엔나, 공모전을 합친 융복합 시스템을 통해 미술계 기존의 틀과 제한, 귀족주의를 없애자는 지론이다.

이 회장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혁명은 기본적으로 노동자 계급이 자본가들에 반발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후에도 자본주의는 계속됐지만 시장 경제와 함께 사회주의 개념을 받아들인 나라들이 많다”며 “포스트 모던에 들어오면서 제일 먼저 움직인 것이 대중 예술이었다. 대표적으로 팝 아트다. 팝 아트 작가들이 대중 미술을 지향하면서 ‘~주의’가 없어졌다. 대중이 미술을 함께 향유할 수 있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도 최고의 작가들의 작품에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며 “여전히 그런 미술품은 특수층의 전유물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본가들의 소유가 없다면 작가들이 진출하기조차 어려운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이에 사회주의 혁명과 같은 개념을 가지고 월드아트엑스포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모를 통해 작가 약 80명을 확보, 아트페어 형식으로 전시·작품 판매를 지원해 인큐베이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도 특수층의 전유물인 미술을 (팝 아트와 같이) 대중화시키려고 하는 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핵심적 요소”라며 “즉 ‘시각 예술’의 대중 향유권 기반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결국 월드아트엑스포는 지구촌 모두가 즐기는 ‘미술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술올림픽의 주제는 ‘평화와 환경’이다.

그는 “올림픽이 세계 축제가 된 것처럼 지구촌을 위한 문화·예술 축제가 필요하다”며 “특권주의나 특수층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대중화 시킨 문화·예술을 통해 올림픽 주 정신인 평화롭게 사랑하면서 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미술인 명예의 전당 창설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리스트와 마찬가지로 이 미술올림픽에서 돋보이는 작가들은 ‘세계 미술인 명예의 전당’에 등재될 수 있다는 것이다.

◆“AI 미술 저작권 판단은 IAA의 역할”

미술올림픽 등의 대중화 사업을 IAA가 주도하기 위해 이 회장은 빠르게 변하는 시대를 앞서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회장은 미술계에서 시급한 저작권 문제를 역시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NFT와 QR코드를 이용해 IAA가 인증서를 발급해주는 방식이다. 이런 인증 시스템을 만들기까지 이 회장도 쉽지 않은 길을 걸었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이용해 이익만 얻으려는 사업가들이 너무 많았다”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힘든 시간들도 버텨왔다”고 말했다.

또 AI로 인한 저작권 문제가 커지자 최근 미술 작품에 대한 저작권 위원회가 많이 나왔는데 이는 오히려 사회를 혼란하게 하고 있다고 이 회장은 지적했다.

그는 “AI에 따른 저작권 위원회 역할을 할 수 있는 단체는 세계에서 유네스코와 협력하고 있는 IAA뿐이다. 한국 정부가 해서도 안 된다”라며 “어떤 나라나 단체의 이익을 대변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세계인이 모두 참여하는 중앙 민간단체가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세계 작가들 사이에서 NFT 인증 시스템이 급속히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NFT 인증 시스템의 정착이 약 5년 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본 그는 “이제 미술관도 화랑도 작품 수집과 판매를 위해서는 믿을만한 저작권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가까운 미래에는 NFT 인증서가 없는 작품은 (AI로 그린 가품 가능성이 있어) 판매 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또한 차별 없이 모든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지킬 수 있도록 현재 2만원인 NFT 인증 시스템을 앞으로 더 저렴하게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권층만의 취미 활동이 아닌 모든 인류가 향유할 수 있는 시각 미술. 이 회장은 인터뷰 내내 ‘인류’ ‘대중화’ ‘사랑’ ‘행복’ 등의 단어를 반복해 사용했다. 동시에 이 같은 목표를 위한 방법은 구체적이고 기술적이었으며, 현실화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에게 IAA 회장 임기 동안의 계획과 목표를 물었다.

“문명의 충돌은 전쟁이지만, 문화의 충돌은 교류입니다. 또 사랑이죠. 헬라 시대의 미술올림픽을 부활시켜 전 세계의 평화와 행복 추구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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