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월 입주 단지 거래 ‘활기’
“고금리 여파에 급등 없을듯”

서울 종로구 한 부동산에 전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2.12. (출처: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한 부동산에 전세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4.2.12.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우혁 기자] 봄 이사철을 앞두고 잠잠했던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전세 거래가 늘면서 매물이 줄고, 호가도 1천만~2천만원씩 오르면서다. 일각에선 올해 입주물량이 줄면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부동산 공인중개 업계에 따르면 최근 노원구 상계동의 보람아파트 전용 44.33㎡와 54.59㎡는 전세가 2억∼2억 5천만원 선에 거래됐다. 이는 연초보다 1천만∼2천만원 오른 액수다. 

중개사들은 “오는 3∼4월에 입주할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자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조용했지만 1월 말부터 전세를 찾는 사람이 늘었고, 급매물부터 계약이 늘고 있다”며 “물건은 적은 만큼 호가가 가파르게 느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학군 수요가 몰려있는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에서도 최근 전세 거래가 증가했다. 목동 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의 경우 일부 대출을 많이 낀 급전세를 제외하고는 5억 8천만∼6억 5천만원에 전세 물매물이 나오고 있다.

마포구 아현동 일대도 이달 들어 전세 거래가 크게 늘었다. 중개사들은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59.96㎡는 현재 7억 5천만∼7억 8천만원으로 1월 전세가격보다 2천만∼3천만원 이상 올랐다고 설명했다.

아현동의 한 중개인은 “2∼3월 입주할 전세 물건들이 많이 거래됐고 현재 남은 전세물건은 2∼3개뿐”이라며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세는 다 나가고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세계약이 늘어난 원인’과 관련해 “연초 학군 수요와 봄 이사철 수요가 맞물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달 29일부터 시행된 신생아 특례 대출로 신혼부부 등 수요가 몰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세 계약이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도 줄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총 5만 2174건이다. 한달 전(5만 4873건)보다 5.0%가량 적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최근 2주간에만 4.5%가 줄어드는 등 이달 들어 감소 폭이 컸다.

전문가들은 “고금리가 여전한 만큼 오는 3월 봄 이사철이 끝난 후에는 수요가 다시 줄어들 수 있다”며 “전세가격이 급등하진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자 부담이 큰 만큼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는 갭투자 수요도 과거처럼 많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일각에선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 1천여가구에 그치면서 신규 전세 공급이 감소해 전세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근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대신 아파트로 옮기려는 전세 수요가 늘었는데 입주 물량은 감소하면서 전세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저리의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자금도 당장은 매매보다 전세수요 증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돼 전세가격 강세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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