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쿠바가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 관계를 맺었다. 이번 쿠바와 수교로 한국 수교국은 193국으로 늘어났다. 유엔 회원국 중 미수교국은 중동의 친북 국가인 시리아 한 곳만 남게 됐다.

쿠바는 1949년 대한민국을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양국 간 교류는 단절됐다. 공산 국가가 된 쿠바는 1960년 북한과 수교하고 ‘참호를 공유한다’는 특수 관계를 유지해 왔다. 북한을 방문한 쿠바 카스트로는 “하나의 조선만 있다”며 김일성을 지지하기도 했다.

쿠바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불참하며 북한 편을 들었다. 서반구 유일 공산 국가인 쿠바는 반세기 동안 북한과 함께 반미(反美) 기치를 내걸며 ‘형제 국가’로 지냈다. 하지만 김씨 일가와 유대가 돈독했던 카스트로 형제의 통치가 종식된 후 북한과 쿠바의 관계는 변화되는 기미를 보였다. 한국과 쿠바 간 경제·문화 교류가 늘면서 스포츠 교류까지 활발히 이어지며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외교부는 쿠바와 수교를 통해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및 한국 기업 진출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양국 간 실질 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쿠바를 방문하는 한국 국민에 대한 체계적인 영사 조력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까지 연간 약 1만 4천명의 한국인이 쿠바를 방문했다.

코트라(KOTRA)는 2002년 쿠바와 처음으로 무역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05년에는 쿠바 수도 아바나에 무역관을 개설했다.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와 K팝 등 한류가 현지에서 인기를 끌고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도 쿠바가 인기 관광지로 조명받으면서 양국 국민 간에 ‘마음의 장벽’은 상당 부분 이미 사라졌다는 평가다. 쿠바 현지에는 규모 약 1만명의 한류 팬클럽이 활동하고 있다.

현재 쿠바에는 일제 강점기 시기에 이주한 한인 후손 1100여명이 거주 중이다. 양국은 향후 상호 상주공관 개설 등 수교 후속 조치를 적극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양국은 북한의 반발과 방해 공작 가능성 등을 감안해 물밑에서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는 한류에 힘입어 북한 때문에 우리나라에 문을 닫았던 쿠바와 외교 관계를 수립함으로써 값진 외교적 성과를 얻게 됐다. 북한 김정은은 쿠바마저 한국과 외교관계를 갖게 됨으로써 국제무대에서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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