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절박감‧설민심 주목도를 위한 ‘깜짝’ 통합

(서울=연합뉴스)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세력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합신당(가칭) 합당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2024.2.9
(서울=연합뉴스) 원칙과상식 이원욱 의원,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개혁신당 김용남 정책위의장, 새로운미래 김종민 공동대표가 9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 등 제3지대 4개 세력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통합신당(가칭) 합당 방안에 합의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2024.2.9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제3지대 정당과 신당 추진 세력들이 통합을 전격 선언하면서 과연 시너지(여럿이 합쳐 더 큰 힘을 낸다)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이들 신당들이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따라서 공약, 공천 등 총선 준비 과정에서 언제든 파열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자칫 다시 깨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제3지대, ‘화학적 결합’ 쉽지 않을듯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금태섭 대표의 새로운선택과 이원욱·조응천 의원의 원칙과상식은 설 연휴 첫날인 9일 ‘한 배’를 타고 총선을 치르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당명·지도체제 등 신당의 방향성을 두고 전날까지도 이견으로 진통을 겪었지만 돌연 깜짝 선언을 했는데, 그 배경에는 불과 60여일로 다가온 총선을 앞두고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출범 움직임과 맞물려 통합에 대한 절박감과 함께 설 명절 밥상머리에 제3지대 정당 이슈를 올려 주목도를 높여야 한다는 공감대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세력의 결합으로 제3지대 통합이 완성됐지만 1+1=2라는 식으로 더 큰 힘을 발휘해 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건 이 때문이다. 총선 절박감에 따른 깜짝 결합이지 지지 세력 간 화학적 융합이 아니라서 끊임없이 잡음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반페미’를 외치는 이준석 세력과 금태섭과 함께하는 류호정 의원의 ‘친페미’가 섞여있고, ‘반윤석열’ 구도에 그보다는 ‘반이재명’에 가까운 이낙연‧김종민‧이원욱 등 세력이 결합하는 등 우후죽순 난립하는 형국이라 반윤석열이라는 선명한 가치를 앞세워도 모자랄 판에 순도가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각각의 기존 지지층이 이런 연합을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당장 통합 전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를 지지하는 20‧30세력은 큰 충격에 빠졌고, 날로 빠지는 지지율에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특히 이준석 신당은 독자적으로 갔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시각도 많다.

◆지역구·비례대표 공천 등 첩첩산중

지지 세력 간 융합이 되지 않는 점은 총선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지분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을 상정할 수밖에 없다. 당장 총선이 임박했기 때문에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 분명한데, 우선적 문제는 지역구 출마 시 당선 가능성이 있냐는 것이다.

이낙연 전 대표만 해도 광주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민주당 배신이라는 낙인이 찍힌 이상 심판 정서가 강하게 작동할 수밖에 없다.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건데, 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도 강력한 도전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현실이다.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어떻게 정할지 각 세력의 지분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지 등도 넘어야 할 산이다. 지지율 3%을 넘어야 의석을 가져올 수 있는 상황에서 6%, 2%, 1% 정도를 얻는 수준의 정당이 산술적 효과를 낼 수 있을지도 의문인 터라 정치 역학적으로 이들 세력 간 연합이 유지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들 신당 세력이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적을 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이유다. 그런데도 이낙연‧이준석 대표가 이번 총선 결과로 몸값을 키우고 이후에는 국민의힘과 합쳐 반명을 기치로 대선 후보로 추대되는 등 대권 가도를 달리겠다는 동상이몽 속 밑그림을 그리고 있으니 가당키나 하느냐는 얘기다.

이들 통합 세력이 총선 전 다시 깨지진 않더라도 ‘떳다방’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각각이 추구하는 욕망이 다르기 때문에 융합할 수 없다는 결론인데, 여기에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는 이제 갓 생긴 신당이 국민에 지지를 호소하기는 시간이 짧아 지지 동력을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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