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거리 길어 정상 비행한 듯”
올해 선거 앞 北도발 지속 가능성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30일 오전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을 여러 발을 발사했다. 지난 28일 이후 이틀 만이자 일주일 새 세 차례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연달아 쏜 건 이전에는 없었던 행보라 주목을 받았는데, 전날 군 당국의 비행시간 과장 등 지적에 대한 반발성 시위라는 관측이 나온다.
◆합참 “北순항미사일 수발 포착”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7시경 북측 서해상으로 발사한 미상 순항미사일 수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세부 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건 지난 28일에 이어 이틀 만이다. 앞서 24일 발사를 포함하면 일주일 새 세 차례나 된다.
북한은 지난 24일 평양 인근에서 서해상으로 전술핵 탑재를 주장하는 신형 전략순항미사일 ‘불화살-3-31’을 처음으로 시험 발사했고, 28일에는 함경남도 신포시 인근 해상에서 불화살-3-31 수발을 발사했다.
군 당국은 불화살-3-31이 기존 화살형의 성능 개량형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명칭 뒤에 ‘31’이 붙은 것은 북한이 작년에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쏜 미사일 역시 24일과 같은 내륙에서 발사했다는 점에서 불화살-3-31형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연이은 미사일 발사에 발사 플랫폼 다각화에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내륙의 또 다른 플랫폼을 활용했을 가능성인데, 다만 군은 발사 지점이 내륙인지 수중인지 해상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미사일 발사에 나선 배경은
북한의 앞선 두 차례와 이번 미사일 발사를 구분해서 보는 견해도 있다. 25일과 28일 발사는 북한 군사력 강화 계획의 일환이지만, 이날 발사는 군의 비행시간 과장 등 지적에 대한 반발성 무력시위라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천지일보에 “앞서 두 차례 쏜 건 주변 정세와 무관하게 국방력 강화 목적의 시험발사에 방점이 찍혔지만, 오늘 발사는 우리 군의 비행시간 조작 운운에 대해 반발하는 등 보여주기식 발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또 “실전배치를 위한 시험일 수도 있다”고도 했다.
실제로 합참 관계자는 “28일 발사한 순항미사일 비행거리는 짧았는데 오늘은 길었다”며 “북한이 주장한 비행거리를 다 갔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화살-1의 정상거리는 1500㎞이고 화살-2는 2000㎞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사거리는 1500~2000㎞ 정도로 정상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합참의 설명이라 이 같은 해석에 힘이 실린다. 통상 순항미사일은 저고도로 비행하고 궤도를 바꿀 수 있어 탐지와 추적, 요격이 어려운 무기인 만큼 이번 세 번째 발사도 미사일 전력 다각화 과정이라는 시각도 있다.
올해 굵직굵직한 선거를 앞두고 북한의 무력시위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얘기인데, 이를 통해 4월 남한 총선 전 남남갈등 유발과 함께 11월 미국 대선에선 한미의 대북정책 실패를 부각하며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우회적으로 지지하는 등 개입하려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