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 ‘종교 경전’ 인식 1000명에게 물었다
10명 중 7명 “사람들 위로… 올바른 길로 안내”

(출처: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출처: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성경, 불경 등 종교 경전이 개개인의 삶과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데에 종교인뿐만 아니라 비(非)종교인도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이 지난해 11월 24일∼11월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종교 경전에 대한 인식조사’에 대해 설문을 진행한 결과 74%가 ‘종교 경전은 사람들을 위로하고, 살아갈 힘을 준다’는 데에 동의하며, ‘종교 경전은 사람들이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데에도 71%가 공감했다.

이보다는 조금 낮긴 하나 종교 경전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데에도 다수가 공감했다. ‘종교 경전의 가르침은 현대 사회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데에 64%가, ‘종교 경전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알려준다’는 데에도 58%가 동의했다.

◆기독인, 불교인보다 경전 효용성 높게 평가

경전의 효용성을 높게 평가하는 응답자들의 특성을 살펴본 결과, 남성보다는 여성이, 그리고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많았다. 30대 이하에서는 경전의 가르침이 현대 사회에 적용이 가능하고,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이 절반 혹은 그 이하에 머물지만, 60대 이상에서는 4명 중 3명이 동의했다.

또 종교인이 비종교인에 비해 경전의 효용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천주교·개신교 신자가 불교 신자보다 높게 평가했다. 개신교 신자 중에서는 10명 중 8~9명이 경전이 개개인의 삶과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며, 특히 ‘매우 그렇다’는 강한 긍정 응답층이 절반에 이르렀다. 천주교 신자 또한 10명 중 9명이 경전이 개개인의 삶에 도움이 된다는 데, 10명 중 7~8명이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무교의 경우 경전이 개개인을 위로하고, 삶의 지침이 된다는 데에는 절반 이상이 공감했지만, 경전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고 보는 사람은 41%로 절반에 못 미쳤다.

◆10명 중 4명, ‘경전=인간의 창작물’로 정의

사람들은 종교 경전을 어떻게 정의할까. ‘인간의 창작물’이라고 보는 응답자가 38%로 가장 많았으며 ‘역사적 기록’으로 보는 응답자가 26%, ‘신(절대자)의 가르침’으로 보는 응답자가 22%, 14%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 중 18~29세에서는 47%가, 믿는 종교가 없는 사람은 절반(51%)이 종교 경전을 ‘인간의 창작물’로 정의했다. 60세 이상에서는 ‘인간의 창작물(32%)’, ‘신(절대자)의 가르침(31%)’, ‘역사적 기록(27%)’으로 보는 시선이 큰 차이 없이 비슷했다.

종교인의 경우 ‘신(절대자)의 가르침(36%)’, ‘역사적 기록(30%)’, ‘인간의 창작물(24%)’의 순으로 응답됐다. 다만 종교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개신교 신자는 과반(57%)이 ‘신(절대자)의 가르침’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반면, 불교 신자는 43%가 ‘인간의 창작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천주교 신자는 35%가 ‘역사적 기록’, 29%가 ‘신(절대자)의 가르침’, 26%가 ‘인간의 창작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명 중 3명, 경전 해석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

이들은 종교 경전의 내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한다고 보고 있을까. 4명 중 3명(76%)은 ‘종교 경전은 각자의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시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데에도 75%가 동의했다.

종교인과 비종교인 모두 경전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다만 종교 내에서는 다소간의 차이를 보이는데, 불교 신자는 10명 중 8~9명이 개인의 신념에 따라, 그리고 시대에 따라 경전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반면 개신교 신자는 10명 중 6명 정도만 종교 경전의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68%, 경전 내용보다 과학적 사실 신뢰

종교 경전의 내용과 과학적 사실이 서로 다르다면 무엇을 더 신뢰할까. 68%의 응답자는 과학적 사실을 좀 더 믿는 편이라고 답했으며, 20%는 종교 경전의 내용을 좀 더 믿는다고 답했다. 모르겠다는 응답자는 12%였다.

과학적 사실을 좀 더 믿는 편이라는 응답자는 여성(63%)보다는 남성(73%)에게서 높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과학적 사실을 믿는 편이라는 응답이 높았다(18~29세 79%, 60세 이상 61%). 종교인들도 절반 이상(54%)이 과학적 사실을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천주교 신자(60%), 불교 신자(75%) 중에서는 과학적 사실을 믿는 사람이 더 많은 것과는 달리, 개신교 신자는 종교 경전의 내용을 더 신뢰한다는 사람이 다수였다. 개신교 신자 중 과반(55%)이 종교 경전의 내용을 좀 더 믿는 편이라고 답해, 과학적 사실을 믿는 사람(34%)보다 많았다.

◆정기적으로 경전 읽는 종교인 46%

그렇다면 종교인들은 평소 경서를 얼마나 읽을까. 종교인 중에서 평소 정기적으로 경전을 읽는 사람은 절반이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종교인 중 46%가 정기적으로 종교 경전을 읽거나 묵상하는 시간을 갖는데, 개신교 신자 중에서는 62%, 천주교 신자 중에서는 36%, 불교 신자 중에서는 33%로 3명 중 1명 수준으로 집계됐다.

경전을 읽는 것이 자신의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그 내용을 자신의 삶에서 실천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대해서도 개신교 신자와 불교·천주교 신자 간의 간극이 확인됐다. 종교인 중 58%는 ‘종교 경전을 읽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종교 생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했고, 64%도 ‘나는 내 삶에서 종교 경전의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질문에 동의했다.

세부적으로 개신교 신자 77%는 ‘성경을 읽고 생각하는 것이 종교 생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데 동의하며, 78%가 삶에서 성경의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반면 천주교 신자 중에서는 45%만이 성경을 읽고 생각하는 것이 종교 생활에서 중요하며, 삶에서 성경의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55%로 개신교 신자보다 적었다. 불교 신자 중에서는 43%가 불경을 읽고 생각하는 것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53%가 불경의 내용을 삶에서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해 천주교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