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한류가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많은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찾고 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늦은 밤에도 다른 국가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치안 상태에 놀라곤 한다. 그리고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의 너무나 평화로운 일상에 대해서도 놀라곤 한다. 왜냐하면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고 여전히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휴전상태에 있지만 큰 긴장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분단된 지 80년이 되어 간다. 그리고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남침으로 동족상잔이란 큰 아픔도 경험하였다. 그 후 우리나라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소위 군사독재로 인한 진통도 겪었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에서 군부 출신의 정권이 밀어붙인 경제개발로 인하여 소위 한강의 기적을 이루면서 경제가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그리고 민주화를 갈망한 국민의 노력으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이 만들어졌다.

한반도의 평화, 그리고 통일은 국민의 염원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우리나라는 이를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였다. 이미 한 번의 전쟁을 경험하였던 국민이 평화를 위하여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위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에 누구든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우리나라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하고 있고, 남북관계의 개선을 위하여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의 통일을 위하여 1987년 헌법을 개정할 때 평화조항을 도입하였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북한의 지속적인 무력 도발에도 가능한 한 맞대응하지 않고 대화를 위하여 노력하였다. 그리고 남북관계의 개선과 협력을 위하여 세 명의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기도 하였다. 또한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하여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등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이런 노력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개성공단을 설립하여 경제협력과 지원을 추진하였다. 그런가 하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노력, 문화예술 분야의 교류를 위한 노력, 스포츠 분야에서 단일팀 구성을 위한 노력 등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다양하게 노력하였다. 물론 이는 한쪽의 노력만으로 불가능하고 실현되기는 더욱 어렵다. 그렇지만 성패를 떠나서 우리나라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부단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노력 속에서 북한은 한편에서 필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면서 다른 한편에서 무력도발을 계속해 왔다. 1999년 이후 북한은 두 차례에 걸쳐 연평해전을 일으켰고, 아무런 선전포고도 없이 연평도를 포격하였다. 그리고 여전히 일부에서는 다른 의견을 주장하고 있지만 천안함 피격 사건이 있었다. 이외에도 동해안에서 우리 국민을 피격한 사건도 있었다. 이렇게 크고 작은 북한의 무력도발은 수시로 있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북한의 무력도발로 인하여 일반 국민과 국방을 위하여 헌신하는 군인들을 잃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여 무력 대응을 자제하면서 북한과의 관계 악화를 차단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는 이미 우리가 전쟁을 경험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동안 발생했던 여러 전쟁의 참혹한 결과를 보면서 절대로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 때문이기도 하다.

최근 북한은 대한민국에 대하여 강경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북한은 과거와 달리 대한민국이 주적이라고 명백하게 선언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법적으로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북한도 통일을 염두에 두고 대한민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북한은 이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헌법에 따라 북한을 국가로 인정할 수 없다.

북한이 계속하여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우리는 항상 유비무환의 자세로 준비해야 한다. 한순간의 방심이 얼마나 큰 피해를 초래했는지 인류의 역사는 이를 보여주고 있다. 북한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든지 우리는 평화와 통일을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물론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이더라도 결실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그동안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의 통일을 위하여 노력해 온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도 이런 기조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본다.

평화는 힘으로부터 나오고 자유에는 의무와 책임이 따른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국민의 노력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발전하였다. 우리는 대한민국이 자유와 평등에 기초한 민주공화국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