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대한민국은 주권국가이다. 주권국가란 국제적으로 독립적 지위를 갖고 있는 국가를 말하며, 국내적으로 최고의 권력이 존재하는 국가를 말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고 하여, 국가의 최고 권력이 국민에게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국민주권국가이다. 헌법은 모든 국가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국민이 국가권력의 주체라는 점에서, 국가권력은 국민 또는 국민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가 행사한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국민이 직접 국정을 운영하지 않고 대리인을 내세워 국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이를 대의제 민주주의라 하고 있다. 헌법은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하고 행정부의 수반이라 하고 있다. 이를 대통령제라고 하는데, 우리는 2년 전 선거를 통하여 대통령을 선출했다. 대통령은 국민을 대리하여 국가를 대표하고 행정부의 수반으로 국무총리와 장관 등 정부 조직을 구성하여 국가행정을 관장한다.

대한민국은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여 국정을 위임하고 있는 민주공화국으로 국민의 대표가 국가권력을 독점적으로 행사하지 못하도록 권력분립원칙에 따라 입법·행정·사법으로 나누고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의 대표이면서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을 선거로 선출하지만, 법률제정권을 행사하는 입법부의 구성원인 국회의원도 선거로 선출한다. 그래서 국회의원도 국민의 대표이다.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국가를 대표하고 행정을 관장하지만, 선거를 통하여 선출되는 국회의원은 국회를 구성하고 법률을 제정하는 등 국정에 참여한다. 이렇게 국회의원은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하여 선출하는데, 헌법에 따라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두 가지로 선출한다.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수에 비례하여 다수를 선출하기 때문에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국회를 국민에 의하여 정당화된 국민의 대표기관이라고도 한다.

대의제 민주주의와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선거를 통하여 국민의 대표인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선출하고 있어서 선거제도는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제도이다. 이런 이유로 선거를 민주주의의 꽃이라고도 한다. 현실적으로 모든 국민이 국정에 참여할 수 없어서 대표를 선출하고 국정을 운영하는 방식이 대의제이다. 특히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은 입법부를 구성하는 선거라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선거이다.

국가의 입법부는 법률을 제정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국가권력이다. 법치국가의 법체계에서 헌법은 주권자인 국민의 결정으로 만들어진 법으로 국가의 최고 규범이지만, 헌법을 구체화하는 법이 법률이다. 법률은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규율하고 국가조직을 규정하는 규범이다. 그래서 법률은 국민의 삶을 직접적으로 규율한다. 입법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헌법과 법률이 법치국가의 기본 틀이 되기 때문이다.

민주적 법치국가에서 입법은 헌법에 구속되지만, 행정과 사법은 헌법과 법률에 구속된다. 즉 국회가 제정한 법률에 따라 행정과 사법이 구속된다. 대통령도 헌법이 직접 부여한 권한 이외에는 법률이 규정하고 있는 범위 내에서 행정부 수반으로 권한을 행사한다. 이는 사법부인 법원도 마찬가지이며, 헌법재판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도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헌법에 근거하여 시행되고 있는 지방자치제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나라 국정운영의 핵심에는 법률이 있다. 이 법률을 제정하는 권한을 가진 국회의 구성원인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총선에는 정당의 후보 이외에 무소속 후보도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정당 중심으로 정치가 움직이기 때문에 선거는 정당에 소속된 후보가 유리하게 된다. 그래서 대의제 민주주의를 정당제 민주주의라고 하기도 한다.

올해 제22대 국회를 구성하기 위하여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선거가 있는 해이다. 총선이 다가오면 정치권은 이합집산을 거듭한다. 특히 정당의 경우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에 후보 공천이 어려운 사람들은 탈당하여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 총선을 준비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올해도 여지없이 총선을 앞두고 신당이 창당되고 상대방을 물고 공격하는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정당의 어두운 면이다.

국가가 발전하려면 경제발전도 중요하고 국민의식의 발전도 중요하지만,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정치발전이다. 우리나라는 한동안 정치개혁이란 용어가 국민 사이에 회자되었다. 정치가 국가 발전을 가로막지 않도록 총선에 나가는 후보들은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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