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서울시내 은행 ATM기의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주요 은행들이 최근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규모를 전년보다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은 이달 중 2023년 임단협을 타결했다. 5개 은행의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0%로 결정됐다. 지난해 3.0%에서 1.0%p 낮아진 수준이다.

경영 성과급도 전반적으로 축소됐다. 5대 은행 중 하나은행은 이익 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00%를 이달 말 선지급하고 오는 4월 기본급의 80%를 주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통상임금의 2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2022년 임단협에서 통상임금의 280%에 더해 현금 340만원까지 얹어주던 데서 후퇴했다.

신한은행(기본급 361%→기본급 281%)과 NH농협은행(통상임금의 400%+200만원→통상임금의 200%+300만원)도 전년보다 성과급을 줄였다.

우리은행은 1년 전 기본급의 292.6%를 지급했지만,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의 180%대를 지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지난해 은행권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직원 성과급을 줄인 것은, 고금리 시기 은행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상생 요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또 올해 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대출 연체율 상승 등 위험 관리 필요성 등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은 2023년 임단협에서 성과급을 줄였지만, 결혼지원금·출산 경조금 등 임직원 복리후생을 개선했다.

하나은행은 만 35세 이상 미혼 직원에게 결혼장려금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출산 경조금 역시 첫째와 둘째 모두 80만원씩에서 각각 100만원, 200만원으로 올렸으며 셋째(150만원→300만원)와 넷째(200만원→400만원)도 상향했다.

국민은행도 자녀 출산축의금을 증액했다. 둘째는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셋째 이상은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오른다. 입양 역시 현재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늘어난다. 미취학 자녀 교육비도 둘째의 경우 월 18만원에서 20만원으로, 셋째 이상은 월 20만원에서 월 25만원으로 올렸다.

우리은행은 사원 연금 제도에 대한 회사 지원금을 월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증액했다. 재고용을 조건으로 한 육아 퇴직과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하고, 본인 결혼 축하금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높였다.

신한은행은 우리사주 의무 매입을 폐지하고 직원들에게 선택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원격지 발령 직원들에게는 교통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농협은행은 장기 근속자를 위한 안식 휴가를 확대하고 건강검진 대상자에 본인 부모를 추가했다. 또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와 2시간짜리 ‘반의 반차’ 휴가를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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