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질서 무너져… 서로 존중하고 수용해야”
“폭력, 해답 아니다”… 평화 정치 문화 촉구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제공: 배현진 의원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제공: 배현진 의원실)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이후 23일 만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습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치인 피습 사건이 한국 정치계를 강타하고 있다. 정치인 피습 사건은 정치 양극화와 증오 정치가 심화하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27일 서울역 인근에서 만난 다양한 시민들은 정치적 대립보다는 평화롭고 포용적인 사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앞서 배 의원은 서울 강남에서 일정을 소화하다 미성년자인 A군으로부터 둔기에 수차례 가격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시민들 사이에서도 정치 양극화와 증오 정치를 낳은 정치권의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하은영(39, 여, 용산구)씨는 “법은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들어진 체계다. 법 이전의 시대에서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됐던 게 물리적인 힘”이라며 “법이 효과적이고 공정하게 사용되지 못하면 당연히 폭력 행위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 정치는 이런 법이 통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폭력’이 필요한 시대로 퇴행해 간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정치는 발전이 아니라 퇴보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정치권은 반성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고등학생인 정모(19)군는 “(배 의원 사건에 대해) 중학생이 그랬다는 것에 매우 무섭다”며 “한편으론 고등학생인 저도 정치에 큰 관심이 없는데 중학생이 이런 일을 했다는 건 아무래도 시킨 사람이 있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올해 총선이 첫 선거라는 정군은 “국회의원에 대해선 잘 모른다”면서도 “정치가 잘못되고 있다는 건 알겠다”고 답했다.

버스 기사인 박진우(가명, 50대, 남)씨는 “맨날 국회에서 싸우기만 하니깐 이런 일이 생긴 것 아니냐”며 “제발 협치와 대화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질타했다.

구둣가게 사장인 김병희(76, 남, 중구)씨는 “현대 정치는 ‘팬덤’에 너무 치우친 사람들이 많다. 과감한 표출을 하는 사람들로 인해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 같다”며 정치 양극화와 정치인 피습의 영향이 있는 것 같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 국민이 먼저 깨어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여론조사 등에서 보면 부패지수가 높은 집단이 국회라고 나온다”며 “국회와 국회의원이 깨끗해져야 하고 사회와 원로 등의 좋은 비판, 대안, 제시 등을 수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대 진보 성향의 강온희씨는 “이번 피습 사건은 정말 충격적”이라면서도 “정치 양극화와 증오 정치가 심화하면서 이런 사건이 발생하는 건 아닌 거 같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우리 사회에서 평화롭고 포용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선 정치권에서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보수 성향이라고 소개한 김지원(가명, 남, 30대) “피습 사건이 정치 양극화를 높이는데 한몫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이에 일부분 공감한다”며 “우리 사회와 정치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반성을 촉구했다.

50대 주부 김민영(가명, 여, 마포구)씨는 “이번 사건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치 양극화와 폭력은 결코 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본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말뿐인 개혁이 아니라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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