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제공: 배현진 의원실)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이 25일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거리에서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행인으로부터 머리를 가격당했다. 사진은 배현진 의원 피습관련 CCTV 화면. (제공: 배현진 의원실)

[천지일보=김누리 기자] 국민의힘 배현진(41, 서울 송파을) 의원을 무차별 공격한 중학생 A(15)군이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범행’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군이 범행 30분 전부터 돌멩이를 소지한 채 얼굴을 가리고 주변을 배회한 점 등 계획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A군이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에 큰 관심을 가졌다는 진술이 주변 인사로부터 나오면서 경찰은 A군의 범행 동기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전날 배 의원을 습격한 직후 현장에서 체포된 A군을 보호자 입회하에 조사했다.

A군은 “연예인이 많이 다니는 미용실에서 사인을 받으려고 기다렸고, 그 건물에 온 배 의원을 우연히 만나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우울증 증상이 심해져 정신병원에 입원할 예정이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과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A군이 평소에도 정신적 문제로 이상 행동을 보이거나 정치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병원 치료도 받았는데, 병원에서는 A군에 양극성 장애 소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제출받은 휴대전화 메시지와 SNS 내용, 범행 전 행적 조사 등을 토대로 진술의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A군 진술과 달리 경찰은 계획범죄로 전개된 경향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A군이 25일 범행 30분 전부터 마스크, 모자로 얼굴을 철저히 가린 채 피습 발생 건물 주변을 배회했을뿐더러, 배 의원의 머리를 때린 돌멩이도 몸에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사건 당시 배 의원은 차량에서 나와 3~4m가량 이동했는데 A군이 다가와 두 차례 배 의원임을 확인한 뒤 바로 공격했다는 점도 계획범죄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 A군이 연예인 사인을 받으러 해당 건물을 찾았다고 했음에도 필기도구나 종이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학교 2학년생인 A군이 배 의원의 비공식 일정 동선을 어떻게 파악했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배 의원은 피습 당시 비공개 개인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경찰은 A군이 미성년자인데다, 우울증으로 치료를 받아왔다고 주장한 점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A군의 범행 동기를 다각도로 수사 중인 상황이다.

A군은 사건 직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우울증을 앓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의사로부터 폐쇄 병동에 입원하라는 지시를 받고 대기 중이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A군과 주변 진술에 따라 A군을 응급입원 조치했다.

‘응급입원’은 정신 질환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자해 등의 위험이 있는 경우 정신 의료 기관에 3일 이내 입원시키는 제도다.

배 의원 측에 따르면 A군은 현장 검거 당시 “나는 15세” “촉법소년”과 같은 말을 두서없이 했다고 전해졌다.

한편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에 입원 중인 배 의원은 A군을 처벌해 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사건 당시 입었던 옷도 경찰에 증거로 제출했다. 배 의원이 흘린 핏자국이 묻어 있는 옷이다.

정밀 검사를 위해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받은 배 의원은 뇌에 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가능한 한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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