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다국적군 참여국 선박 모두 공격 대상”… 확전 우려 고조
이란 “이스라엘 모사드 정보기관, 반이란 테러 단체 IS도 공습”

(출처: AP, 뉴시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시작으로 중동 지역 곳곳에서 분쟁이 발발하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이라크 미국 영사관 인근에 미사일 공격이 발생한 모습.
(출처: AP, 뉴시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시작으로 중동 지역 곳곳에서 분쟁이 발발하고 있다. 사진은 15일(현지시간) 이라크 미국 영사관 인근에 미사일 공격이 발생한 모습.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기점으로 중동 지역 곳곳에서 분쟁이 재점화하고 있다. 친이란 무장세력인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 선박도 공격 대상으로 삼겠다고 선언하고, 이란도 이라크 내 이스라엘 정보기관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등 중동 내 확전 우려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매체와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 등에 따르면 친이란 예멘의 반군 후티가 홍해 지역의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미국 선박을 공격 목표로 삼겠다고 선전포고 했다.

후티 공보국의 나스레딘 아메르 부국장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지난 주 예멘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공습으로 인해 양국 선박이 ‘정당한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어떤 배가 꼭 이스라엘로 향해야만 표적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선박이기만 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최근 예멘의 후티 근거지를 겨냥한 다국적군 공습을 주도한 미국을 향해서 그는 “미국은 해양 안보를 잃을 위기에 처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앞서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선박이나 이스라엘로 향하는 선박만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후티 반군은 이날 오전 자신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를 통해서도 “우리는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과 포위가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 선박과 이스라엘 항구로 향하는 외국 선박을 계속 막을 것”이라며 “미국의 공습과 위협은 우리 군 작전을 멈추게 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오후 후티 반군이 예멘에서 아덴만으로 지대함 탄도 미사일을 발사해 마셜제도 선적의 미국 회사 소유 화물선 ‘지브롤터 이글호’가 피격됐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이어 미사일 공격으로 인명 피해나 배에 심각한 파손은 없었으며 선박은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령부는 예멘 후티 반군이 이날 총 3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 가운데 1발이 선박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후티 반군도 이날 예멘 남부 아덴만에서 마셜제도 선적의 미국 회사 소유 화물선 ‘지브롤터 이글호’를 지대함 탄도 미사일로 공격한 것이 자신들 소행이라고 인정했다.

후티 대변인 야히야 사리아는 “예멘 해군이 아덴만에서 미국 선박을 겨냥해 작전을 수행했고, 대함 미사일 여러 발을 사용해 목표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등 자신들을 향한 군사 공격에 참여하는 국가의 모든 선박을 ‘적 타깃’으로 간주한다”고 강조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해 10월 7일 발발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하마스를 지지하면서 이스라엘을 향하는 민간 회사 소유의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에 맞서 미국은 다국적군을 규합해 홍해 선박 보호를 위한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폈고 지난 12일과 13일에는 예멘 내 반군 근거지를 공습하기도 했다. 후티 반군은 이어 홍해 남부에서 작전 중이던 미군 구축함 라분호를 향해 14일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양측 간 공격을 주고받았다.

아울러 이란 혁명수비대도 이라크 반자치 쿠르디스탄 지역에 있는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를 공격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에 공습을 가한 것 외에도 이슬람국가(IS)를 포함한 ‘반이란 테러 단체’에 대한 공격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성명을 통해 “오늘 밤 늦게 이 지역에 있는 첩보 센터와 반이란 테러 단체 모임을 파괴하기 위해 탄도 미사일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이란은 과거에도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에 공습을 감행한 바 있다. 이란은 이 지역이 자국 최대의 적인 이스라엘의 요원들과 이란 분리주의 단체의 집결지로 사용되고 있다고 추정한다.

보안 소식통 3명은 쿠르드 지역 아르빌에서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지역과 미국 영사관 인근 지역, 민간인 거주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두 명의 미국 관리는 로이터통신에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어떤 미국 시설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쿠르드 정부 보안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을 ‘범죄’로 규정하며 아르빌 공습으로 최소 4명의 민간인이 숨지고 6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보안 소식통은 이날 아르빌 공항의 항공 교통이 중단됐다고 전했다.

(출처: EPA, 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은 홍해에서 상선 공격을 벌여온 후티 반군의 예멘 내 근거지를 폭격했다. 사진은 전날 예멘 사나에서 군사 훈련을 마친 후티 반군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
(출처: EPA, 연합뉴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영국은 홍해에서 상선 공격을 벌여온 후티 반군의 예멘 내 근거지를 폭격했다. 사진은 전날 예멘 사나에서 군사 훈련을 마친 후티 반군 병사들이 경계를 서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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