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에 결집한 이란 동맹들
이스라엘·미국 보복 및 파괴
시아·수니파 달라도 목적 같아
산발적 동시 공격 긴장감 고조

ⓒ천지일보 (지도: 구글지도)
ⓒ천지일보 (지도: 구글지도)

[천지일보=이솜 기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시작된 전쟁이 어디까지 갈까. 이스라엘, 미국, 영국 등이 이란과 동맹을 맺은 무장단체들과 충돌하고 이란은 자신들에게 테러를 가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라크·파키스탄 내 수니파 극단주의 세력을 겨냥한 보복에 나섰다.

지난주에는 여러 지역에서 더 넓고 혼란스럽고 치명적인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커졌다.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전쟁이 팔레스타인을 넘어 홍해·레바논과 이란·이라크까지 불똥이 튀는 양상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동맹국들은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면서 두 가지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첫째 가자지구에 기반을 둔 무장단체 하마스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둘째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이란과 연계된 다른 무장단체의 강화된 방어 동맹의 동시 공격을 방어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단체·국가와의 갈등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간 중동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무장단체들도 이번 가자지구 전쟁을 통해 주목받고 있다. 이들의 면면을 알아야 현재의 위기의 핵심을 이해하기 수월하다. 현재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미국이 마주한 주요 단체들은 다음과 같다.

 ▲가자지구 하마스  ▲ 레바논의 무장세력 헤즈볼라  ▲이라크와 시리아의 소규모 민병대  ▲예멘 후티 반군

3개월 전 가자지구 개전 이후 이들 단체는 미국, 이스라엘 또는 전 세계 목표물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과 이들 무장단체 전반의 목표는 하마스를 도와 이스라엘과 미국의 주의를 분산시켜 하마스와의 전쟁을 계속하는 데 드는 군사적, 경제적, 정치적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헤즈볼라 무장대원들. (출처: 연합뉴스)
헤즈볼라 무장대원들. (출처: 연합뉴스)

◆하마스

가자지구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1987년 이스라엘의 점령에 반대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가 광범위하게 벌어지던 시기에 설립됐다. 이들은 1920년대 이집트에서 설립되고 수니파 무슬림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단체 중 하나인 무슬림형제단과 일찍부터 관계를 맺어 왔다. 이스라엘을 전멸시키겠다고 맹세하고 민간인과 이스라엘 군인을 대상으로 자살 폭탄 테러와 기타 치명적인 공격을 감행했다.

하마스는 2007년 가자지구 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44%를 얻어 승리한 이듬해에 무력으로 가자지구를 장악했다. 이스라엘은 그 이후로 가자지구를 철저하게 봉쇄해 가자지구 안팎으로 이동하는 주민과 물품을 제한해왔다.

하마스는 카타르와 터키를 비롯한 아랍 및 무슬림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수니파 단체지만 하마스 지도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시아파 무슬림 이란과 그 동맹국들과 더 가까워졌다. 10월 7일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하마스의 공격은 하마스가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스라엘의 극우 정부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치 협상을 위한 어떠한 시도도 외면했고, 세계의 관심은 사라졌기 때문이다.

◆헤즈볼라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결성됐으며 본거지는 레바논이다. 군사적, 조직적으로 이란과 동맹을 맺고 있는 가장 강력한 조직 중 하나로 시아파 무슬림 단체다.

1983년 레바논의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미 해병대 막사에 대한 치명적인 폭탄 테러를 포함해 1990년대 중반까지 미국에 대한 반복적인 공격에 가담했다. 1992년부터 레바논 정부에 참여했다. 이 단체의 군사 조직은 레바논 군대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군인 납치로 촉발된 이스라엘과의 전쟁은 레바논 남부와 베이루트를 황폐화시켰다. 이에 많은 레바논인들은 가자지구 전투와 함께 촉발할 가능성이 있는 이스라엘과의 새로운 전쟁에 대해 깊은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남쪽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로 로켓과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매일 전투기를 잃었다. 하지만 최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레바논에 은신 중이던 하마스 지도자가 사망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졌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자신의 단체가 보복하지 않으면 레바논 전체가 이스라엘의 공격에 취약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예멘 후티 반군. (출처: 연합뉴스)
예멘 후티 반군. (출처: 연합뉴스)

◆후티

예멘에 본거지를 두고 있으며, 석유 및 기타 무역을 위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운송 경로 중 하나를 감독한다. 가자지구 전쟁 중 상업용 선박을 향해 로켓, 미사일, 드론을 발사하면서 세계 무역과 경제에 잠재적으로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위협을 가했다.

후티는 공식적으로는 ‘안사르 알라(알라의 지지자라는 뜻)’으로 알려져 있다. 분열되고 빈곤한 예멘에서 내부적으로 권력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여러 무장단체 중 하나로 시작됐다. 시아파 무슬림이지만 이란과는 다른 분파다. 단체 목표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파괴하는 데 있으나 주로 예멘 내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멘 정부와 대립하던 후티 반군은 2014년 예멘의 수도에 이어 곧 북부 대부분을 장악했다. 2015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가 후티를 격퇴하기 위해 공습을 개시했지만 실패한 후 후티 반군은 물자를 지원하기 위해 이란과 점점 더 가까워졌다.

예멘에서 자신들의 근거지 외에는 대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후티는 동맹의 다른 단체들보다 이란으로부터 더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시작한 이후 선박에 대한 공격은 후티가 걸프 지역의 적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외부를 겨냥한 것이다. 역내가 혼란한 기회를 틈타 그간 예멘 지역에만 국한된 영향력을 아랍권 전반으로 넓히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이시 알 아들

파키스탄 국경 지역 발루치스탄의 분리주의 단체 ‘자이시 알 아들’를 겨냥한 이란의 공습으로 두 이웃 국가 간의 관계가 위태로워졌다. 당장 이 단체가 이스라엘과 미국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이미 긴장이 고조된 이 지역의 불안을 높이고 있다.

자이시 알 아들은 이란 정부에 반대하는 단체이며 2012년 ‘정의와 평등의 군대’라는 이름으로 등장했다. 주로 수니파 무장세력인 준둘라(‘신의 병사들’이란 의미) 조직원들로 구성돼 있는데, 이란이 조직원 대부분을 체포한 후 세력이 약화됐다.

이 반이란 단체는 이란 동부 시스탄과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 지방의 독립을 원한다.

이 단체의 구성원들은 발루치 민족 출신으로 국경 양쪽에 거주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이 단체가 발루치스탄주나 다른 지역에 조직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무장 세력이 발루치스탄의 외딴 지역에 숨어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발루치스탄은 면적 기준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주이며 오랜 반란으로 인해 가장 민감한 지역이다.

[팔마=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가 공개한 동영상 사진에 자신들이 5일간의 전투 끝에 모잠비크 북동부 도시 팔마를 장악했다고 주장하면서 무장한 전투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IS는 소속 무장 대원들이 팔마에서 보안군과 전투를 벌여 군인 포함 최소 55명을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2021.03.31.
[팔마=AP/뉴시스]29일(현지시간) 이슬람국가(IS)가 공개한 동영상 사진에 자신들이 5일간의 전투 끝에 모잠비크 북동부 도시 팔마를 장악했다고 주장하면서 무장한 전투원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IS는 소속 무장 대원들이 팔마에서 보안군과 전투를 벌여 군인 포함 최소 55명을 숨지게 했다고 주장했다. 2021.03.31.

◆시리아와 이라크의 이란 동맹 민병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소규모 무장단체로, 수년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미군 및 연합군과 전투를 벌여 왔다. 무슬림 시아파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 두 나라에서 이란의 대리 세력에 의한 공격이 급증했다. 이라크는 민병대를 봉쇄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은 바그다드 중심부에 있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 본부를 공습해 고위 민병대 사령관을 살해했다.

◆이슬람국가(IS), 알카에다 및 기타 무장 수니파 무슬림 단체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치명적인 군사 작전과 미국의 지원은 오랫동안 서방과 다른 적들과 싸워온 폭력적인 극단주의 단체들의 행동을 촉발하고 있다.

지난 4일 이슬람국가 대변인은 전 세계 무슬림들에게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한 복수가 될 것이라며 살인을 자행할 것을 촉구했다. 소말리아에 있는 알카에다의 분파인 알샤바브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이후 “단지 팔레스타인 땅에서 일어난 이슬람 파벌들의 전투일 뿐만 아니라 무슬림 공동체 전체의 전투”라고 주장했다. 인도아대륙, 예멘, 시리아에 있는 알카에다 분파들도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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