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헤즈볼라 활동 지역 향해 ‘강공’ 태세로 전환한 듯
“가자에 병력·공습 줄이지만 남부, 중부에선 고강도 전투 지속”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쟁을 저강도의 타깃형 전투로 전환한 가운데 중동 지역에서 하마스 지원 관련된 헤즈볼라 시설과 인력에 대해 전례 없는 공격을 가하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국경 마을 아이타 알-샤아브 외곽의 모습.(출처: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쟁을 저강도의 타깃형 전투로 전환한 가운데 중동 지역에서 하마스 지원 관련된 헤즈볼라 시설과 인력에 대해 전례 없는 공격을 가하고 있다. 사진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레바논 남부 국경 마을 아이타 알-샤아브 외곽의 모습.(출처: A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넉 달째 하마스 소탕전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쟁을 저강도의 타깃형 전투로 전환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중동 지역에서 하마스 지원 관련된 헤즈볼라 시설과 인력을 겨냥한 전례 없는 공격을 가하고 있어 확전 우려가 제기된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은 이스라엘군이 시리아에서 화물 트럭, 기반 시설 등 하마스 지원 관련 헤즈볼라를 겨냥한 치명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다고 이 문제에 대해 직접 알고 있는 6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시리아군 정보장교와 다마스쿠스를 지원하는 지역 동맹 사령관을 포함한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에 대한 공격 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활동해온 지역을 포함해 수년 동안 시리아에서 이란과 연계된 목표물을 타격해왔지만, 이제는 시리아 내 이란의 무기 이전과 방공 시스템에 대해 더 치명적이고 빈번한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헤즈볼라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이 이전에 시리아 공습을 특징짓는 무언의 ‘게임 규칙’을 버렸으며 헤즈볼라에 막대한 사상자를 내는 것에 대해 더 이상 신중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군은 지금 모든 사람을 직접 폭격한다”고 부연했다.

로이터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강화된 공습으로 지난 3개월 동안 시리아에서 헤즈볼라 대원 19명이 사망했다. 이는 2023년 남은 기간을 합친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같은 기간 레바논 남부에 대한 이스라엘의 포격으로 130명 이상의 헤즈볼라 전사가 사망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작전지역 확대 여부에 대한 외신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의 한 고위 관리는 “이스라엘군의 이번 공격은 지난해 10월 8일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 시작에 대한 보복 전투”라고 말했다.

지난달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습 보도에 대한 질문에 이스라엘군 수뇌부는 “이스라엘군이 이 지역 전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방어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 지역 정보 장교는 “사상자 수가 많을 경우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국경 바로 건너편에 있는 이스라엘 마을에 보복을 가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헤즈볼라 수장 사예드 하산 나스랄라는 지난 5일 TV 연설에서 “헤즈볼라가 지난 3개월 동안 이스라엘군의 포격으로 시리아에서 많은 전투원들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날도 이스라엘군은 드론으로 레바논 남부 마즈달 셀름을 공습했으며 이 공격으로 인해 헤즈볼라 정예 라드완 부대의 지휘관 중 하나인 위삼 알타윌을 포함 3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 공습은 시리아에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에도 타격을 입혔다. 아울러 시리아 남부의 기반 시설도 타격을 입혔다.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와 이란이 무기를 이전하는 데 사용해온 알레포 북부의 공항들은 공습으로 거의 지속적으로 운행을 중단하고 있다.

이 지역 정보 소식통은 “이스라엘군이 알아사드(알아사드 바샤르 시리아 대통령)에게 이란과 헤즈볼라가 무기를 이전하고 자리를 잡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이스라엘군)는 당신의 생명선을 방해할 것이고 당신은 궁지에 몰릴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알아사드 대통령 자신은 이스라엘의 위협을 받은 후 하마스를 지원하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고 그 위협에 대해 직접 알고 있는 세 명의 소식통이 외신에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레바논이나 시리아에서 제2의 전선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거듭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가자지구) 전쟁의 단계가 전환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달 초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주둔군 병력을 계속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이스라엘군이 전투 방식을 전면전에서 특정 목표를 겨냥한 타깃형 급습 형태로 바꾼 이후 가자지구 북부 등에서 싸움의 강도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대신 이스라엘군은 칸 유니스와 데이르 알 바라흐 등 가자지구 중부와 남부 지역의 대표적인 하마스 요새를 집중 공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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