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무당층 시민 의견
“기존 보수와 차별점 우려”
3만명 결집, 시민 “오픈빨”
“양당 싫어 신당 선택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탈당 및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 탈당 및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4.01.03.

[천지일보=최수아 기자] 이준석 신당이 창당하면서 제3지대 ‘빅텐트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과 정치권의 주목과는 달리 시민들은 회의적·지켜보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6일 천지일보는 서울역 인근 시민들을 무작위로 만나 이준석 신당과 제3지대 빅텐트에 관해 물어봤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은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역량을 높이 평가한 반면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의견도 있었다. 이 전 대표가 창당할 신당이 기존 보수 정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했다.

보수 시민, 신당 글쎄

경기도에 거주하는 정민수(가명, 50대, 남)씨는 “이준석 씨가 당을 차리든 안 차리든 본인 마음인데 문제는 자기 뜻대로 당이 제대로 굴러가느냐”이라며 “또 얼마나 많은 정치인이 참여하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씨는 “나는 한 당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보다는 양당이 적당히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일본 같은 경우, 자민당이 벌써 10년 넘게 집권하고 있는데 나라 꼴이 잘 돌아가는 건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김패일(76, 남, 광진구)씨는 그동안 보수 정당을 지지해왔지만 최근 윤석열 정부의 행태에 실망하고 야당을 지지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표는 젊은 세대와 중도층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특히 윤 정부에 실망한 탈 보수층의 지지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만 “신당이 기존 보수 정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며 성공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38세의 고지혜(여)씨는 이준석 신당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는 의견을 냈다. 고씨는 “이 전 대표가 그래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힘을 합쳐야 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계속 보수 측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똑똑한 사람이라 개인적으로 지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행보를 보면 이준석 이란 인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진 않는다”고 했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보수 지지자 오경진(51, 남)씨는 이준석 신당에 대한 기대감과 호기심을 내비쳤지만, 성공 가능성은 작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씨는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다고 하니 궁금하다”며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어떤 사람들과 함께할지, 그게 성공할지 안 할지도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신당이 성공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며 “신당이 성공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진보층, 李 신당에 엇갈린 의견

진보 성향의 시민들도 반응이 엇갈렸지만 회의적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한편으로는 양당에 실망한 가운데 선택지가 없어 이준석 신당을 선택했다는 시민도 있었다.

진보 성향이라는 김송이(35, 여)씨는 이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한 것은 기존 국민의힘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겠다는 뜻인데 얼마나 차별성을 보일지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또 김씨는 “이 전 대표가 청년 대표로 정치를 시작했지만, 점점 변질된 느낌이 들었다”며 “청년을 대표하는 것 치고는 청년에게 도움 되고 청년을 위하는 행보로는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3만명의 당원이 빠르게 모인 것에 대해 “사업도 처음에 시작하면 부모·형제·가족·친척 다 와서 축하해주고 팔아주고 하는 게 있다”며 “(이처럼) 이 전 대표의 기존 유명세로 인한 오픈빨”이라고 일축했다.

민주당과 진보 성향 정당을 지지해 온 김수(46, 남)씨는 “양당 체제에 실망해 이준석 신당을 지지하게 됐다”며 “총선까지 지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최소한 국민의힘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며 “그래도 이 전 대표는 기자들 앞에서 잘못됐다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민주당에 대해서는 “이낙연 전 대표가 창당하는 민주당에 희망이 없다”며 “민주당 표를 깎아 먹는 자기들 밥그릇 싸움”이라고 일침했다.

당층, 비판·신당도 그다지

특정 당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 시민들도 만나봤다. 여당을 향해선 비판적인 입장을 표했지만, 이준석 신당에 대해서도 긍정 평가는 없었다.

인물 위주로 지지를 하는 20대 김지은(가명, 여, 종로구)씨는 “요즘 정치권이 모두 좌우 놀이를 하는 것 같다”며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좋은 의도로 나와 창당하는 것은 좋지만,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같이 보이진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정치인이 있냐’는 질문에 “한동훈 전 장관도 별로다. 민주당 이탄희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등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정책, 그동안 해온 일, 발언들을 보면 그렇다”고 강조했다.

대구 출신임을 강조한 50대 장은희(가명, 여, 인천)씨는 최근 정치권의 분열 양상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이 전 대표에 대해서는 부정 평가를 내놨다.

장씨는 “윤 대통령도 이준석 측도 (대구에서) 기반을 잡으려고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만나는 것을 보면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이 전 대표는) 젊은 층의 공략적 실행은 없고 윤석열 정권을 일으킨 책임이 커 거기에 대해 자중·반성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신당의 향방에 대해선 장씨는 “국회의원이 된 적도 없던 인물”이라며 “세몰이로 가다가 말 것 같다”고 점쳤다.

또 “대통령 자체가 독재하고 있는데 신당이든 어디든 그 뿌리에서 나와서 또다시 합쳐질 수 있다”며 합당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9일 한국의희망 양향자 대표의 출판기념회에서 이 전 대표, 이낙연 전 대표, 제3지대의 금태섭·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 등의 만남이 예정돼 있어 ‘빅텐트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두 전직 대표의 이념적 차이와 당내 세력 구도 등도 ‘빅텐트’ 성사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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