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병력 약 3만명 건재
“이, 불법 점령”이라는 신념
사망한 지도자 신속한 대체
하마스 지지율 42%로 증가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모디인에서 국기로 덮인 동료의 관을 운구하는 가운데 고인의 가족과 친구들이 뒤따르고 있다. (출처: AP, 연합뉴스)
이스라엘 군인들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모디인에서 국기로 덮인 동료의 관을 운구하는 가운데 고인의 가족과 친구들이 뒤따르고 있다. (출처: AP, 연합뉴스)

[천지일보=방은 기자]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한다는 군사 목표를 두고 전쟁을 재개해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그 같은 목표가 비현실적이거나 심지어 불가능하다고 보는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 주재 하마스 대변인 오사마 함단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만이 하마스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 공격이 시작된 이래 이스라엘의 주요 목표 중 하나는 이슬람 정치 및 군사 조직인 하마스를 해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스라엘 안팎의 비판론자들은 그렇게 뿌리 깊게 박힌 조직을 파괴하겠다는 결의가 과연 현실적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왔다. 한 전직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계획이 어색하다”고 전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달 “이스라엘 당국이 최종 목표가 무엇인지 더 명확하게 정의해야 할 순간에 이르렀다고 생각한다”며 “하마스의 완전한 파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그것이 가능하다면, 전쟁은 10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 및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마스 조직은 비상사태를 대비해 고안된 조직으로 1987년 출범한 이래 지도부를 제거하려는 여러 차례의 시도에서도 살아남았다. 분석가들은 이스라엘에게 가장 최적의 결과는 아마도 하마스가 파괴적인 공격을 반복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사력을 저하시키는 것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제한된 목표조차도 만만치 않은 구호로 여겨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이스라엘의 불법 점령을 하마스가 무력으로 막아야 한다는 신념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제위기그룹(ICS)의 타하니 무스타파 팔레스타인 선임 분석가는 “그런 맥락이 있는 한 이스라엘은 어떤 형태로든 하마스를 상대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조직을 뿌리 뽑으면 된다고 가정하는 것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주 2만 5000명에서 4만명으로 추정되는 병력 중 약 8000명의 하마스 전사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은 지난 10월 말 지상전을 시작한 후 가자 북부 지역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목표에 대한 긍정적인 보고서를 전달해왔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24일 군 당국이 48시간 동안에만 15명의 이스라엘군이 사망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하마스와의 전쟁에서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스라엘 군사정보부 출신의 마이클 밀슈테인은 하마스를 격파한 일부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과장된 성명이 전쟁 기간에 대한 잘못된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고액의 현상금을 걸고 최근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지도자 4명을 체포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는 전단을 배포하기도 했다. 현상금이 걸린 알카삼 여단장 모하메드 데이프 경우 오랫동안 가자지구에서 지명 수배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암살이나 체포를 피해왔다. 공개적으로 그가 찍힌 사진은 수십년 전의 헤드샷이 유일하다. 하마스의 지도부는 대부분의 주요 전사들과 남아있는 인질들과 함께 지하 터널 안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스라엘 군대가 적어도 1500개의 갱도를 파괴했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15년에 걸쳐 건설된 지하 사회 기반 시설이 대체로 온전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전 이스라엘 국가안보회의(NSC) 의장인 지오라 아일란드는 “하마스가 사망한 지휘관들을 신속하게 다른 사람들로 대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의 군사적 능력이나 가자지구를 계속 이끌 정치적 힘이 무너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2008년부터 현재까지 가자에서 하마스를 겨냥해 3번의 전쟁을 치렀다.

국방 전문 분석기관인 야네스의 엘리엇 채프먼은 “하마스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거리와 집집마다 전투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은 시간과 인력이 모두 부족하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정책조사연구센터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전쟁 발발 이후 가자지구 내 하마스에 대한 지지가 38%에서 42%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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