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필자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 성격 상담을 하기 위한 카페이지만 일반인들도 와서 차를 마실 수 있는 곳이다. 일반인들이 많이 와서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언젠가 성격 상담을 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로 만든 곳이다. 음료만을 위한 카페라면 당연히 1층에 있어야 하지만 음료 손님이 너무 많으면 상담에 지장이 있을 수도 있으니 음료 손님은 심심하지 않을 정도로 와 주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최근에 와서 커피를 마시고 나가면서 커피 값이 왜 4000원이나 하냐면서 비싸다고 말한 사람이 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커피 맛도 안 좋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아무리 음료가 목표는 아니라지만 그런 말을 듣고 기분 좋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더구나 비싸다고만 말했다면 저가형 커피도 많으니 그러려니 할 수 있었을 것 같다. 맛이 없다고만 말했어도 원래 비싸고 좋은 커피를 마시나보다 했을 것이다. 두 가지의 지적을 듣고 보니 며칠 동안 기분이 안 좋았다.

어느 날 깨달았다. 카페를 오픈한 지가 4년을 향해서 가는데 그런 말은 처음 들었다는 것을… 물론 표현은 안 했지만 그 사람과 똑같이 느끼는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계산을 하더라도 안 좋아해준 사람보다는 좋아해준 사람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더구나 그 손님이 가고 나서도 커피 맛도 분위기도 좋다고 말한 여러 사람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분 나쁜 말 때문에 제대로 고맙다는 표현도 하지 못했다. 기분 안 좋은 말을 한 것은 그 사람의 인격이지만 그 말을 새기고 소화하는 것은 나의 인격이 된다.

인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을 평가할 때 보는 것은 말과 행동이다. 행동은 해석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람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말을 보게 되는 것이다.

공자가 천하를 주유할 때 한 말 중에 ‘삼사일언三思一言, 삼사일행三思一行’이라는 말이 있다. 한마디 말을 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하고, 한 번 행동하기 전에 세 번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젊을 때에는 빠르게 행동하고 배워야 하니 좀 필요 없는 말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나이가 들수록 정말 필요한 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말을 할 때 생각해 보면 좋은 것을 정리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꼭 해야 하는 말인지 생각해 본다. 말에는 꼭 해야 하는 말이 있고, 하면 좋은 말이 있다. 하나마나 한 말이 있고, 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말을 하기 전에 한 번쯤은 따져봐야 할 일이다.

둘째는 누구에게 좋은 말인가를 따져봐야 한다. 둘 다에게 좋은 말이면 좋겠지만 적어도 상대에게는 좋은 말이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좋은 말이어도 상대가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었다면 오히려 서로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나에게만 좋은 말은 상대에게는 쓸데없는 말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삼가야 한다.

‘말로 천 냥 빚을 갚는다’라는 속담이 있다. 천 냥 빚을 갚을 정도로 좋은 말이 바로 덕을 쌓는 말이다. 덕을 많이 쌓는다면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로 평가받을 수 있다.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말 한마디, 한마디 조심히 함으로써 가능하다. 자극적인 행복은 아니지만 편안한 행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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